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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통도사의 봄 본문
통도사의 봄
산다는 것이 참으로 만만치 않다
꽤나 차가운 봄바람이 아직도 불고 있는 때였다.
어느날 느닷없이 떠나서 당도한 통도사.
입구에서 사찰까지 1km 솔밭길을 아주 느긋하게 걸었다.
왼쪽편 개울에서는 맑은 물흐르는 소리.
오른쪽 산등성이에는 진달래꽃 무성하게 피어 있었다.
푸른하늘이 보이기를 간절히 원했는데도 하늘에는 구름만 가득하다.
그래도 좋다.
이리 여유로울 수 있으니 외로워도 행복하기만 하다.
그리 길을 걸으며 산다는 것을 생각한다.
하루 24시간중 8시간은 잠으로 허비하고
나머지 16시간이 살아 숨쉬고 생각하고 보고 느끼는 것이 하루의 삶이다.
하루에 세끼 밥을 먹어야 배고프지 않고,
크고 작은 배변도 해야되고
똑같이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속에 머물며
이런 욕심도 부리고 저런 욕심도 부리고
이런 걱정, 저런 근심
이런 병에도 걸리고, 저런 병에도 걸리고
그리고는 끝내 누구나 다 죽는다.
그런 척박한 삶 중에서 행복을 느끼는 시간들은 생각보다 참으로 짧다.
그래도 우리는 살려고 한다.
그런데도 산다는 것이 참으로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
4월, 봄이 왔으나
아직 그 봄 빛이 완연하게 느껴지지 않는 그런 날,
통도사 경내를 아주 천천히 그리 산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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