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폼페이 회상 본문
폼페이 회상
폼페이 시가지 풍경
이탈리아 폼페이, 헤르쿨라네움 및 토레아눈지아타 고고학 지역
세계문화유산 109
암블라크룸 서쪽 광장
기둥 열주 한 켠에서
뜨거운 화산재의 열기속에서도
질긴 생명의 뿌리를 내리고 버틴
부겐빌리아 꽃 울타리가
코발트빛 지중해의
은빛 햇살속으로,
그래서 더없이 더 빛나는 삶의 흔적.
회상.
폼페이 붉은 지붕사이로 뚫린
중정의 뜰 너머로
베수비오의 화산이 보이고,
갓 구워낸 빵을 사들고
마켙룸을 돌아 나서는 여인과 아이들의 미소.
거리를 지나는
마차바퀴의 요란한 구름소리에
선잠을 깬 강아지 한마리,
꼬리를 털며 거리로 나서고,
오랜시간의 목욕을 마치고
아본단차 거리로 치장하고 나서는
아름다운 여인에게서
꿀과 신선한 우유냄새가 배여나와
바람타고 거리를 덮으며,
치렁한 금발 머리카락에서
부드러운 유황냄새가 난다.
지중해로부터 불어오는 바람과
그 바다와 어울리는 햇살이,
풍요롭던 폼페이의 섬세한 흔적과
잔영들을 스치운다.
아본단차 거리의
선명한 마차바퀴 자욱,
징검다리같은 횡단보도.
정치적 공간과 상업 구역, 주거 구역이
명확히 구분되어
현대 도시 구성과 너무도 흡사한데,
디자인과 패턴구성이
이채로운
각종 문양과 문화의 흔적.
종려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산마르크 별장.
비를 맞으며 목욕할 수 있는 건축물내 대형 욕조,
건물 내부 그림들은 아직 선명하고,
회반죽벽과 납으로 된 수도관에 묻은 세월.
햇빛을 손으로 가리면 ,
목욕의 신이 보인다는 스타비아 욕장.
그 모든 흔적에서
그 들의 체온이 남아 있는 듯,
겨우
몇해전 모여살던 사람들이 훌쩍 떠나버린,
수몰지구의 비어버린 마을 인듯한,
폼페이에서 느끼는
손으로 코와 입을 막은 채,
화산재로 덮혀있는
주검의 표정에서
가년스런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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