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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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국립해양박물관 산책
아버지와 딸
추석을 며칠 앞둔 9월 28일 오전, 서울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작은 딸이 추석을 보내기위해 부산으로 오는 날.
아내와 나는 부산역으로 작은 딸을 마중하러 가서 작은 딸이 원하는대로 영도에 신혼살림을 차린 큰 딸 집으로 향했다.
작은 딸이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짐도 안풀고 영도로 향한 것은 9월 초 큰 딸이 딸<띵똥이>를 출산했기 때문에
이모가 된 작은 딸이 띵똥이를 빨리 보러가기 위해서였다.
아내 또한 큰 딸이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에도 줄곳 큰 딸아이 옆을 지키고 있었고
출산 후 산후조리원을 선택하지 않고 영도 집에 가 있는 동안 2주간 아내는 큰 딸 집에서 먹고 자며
손녀 띵똥이를 보는 재미에 남편인 나는 아예 뒷전이 되어버린 터였다.
미역국만을 먹는 큰 딸옆에서 아구찜으로 가족들이 같이 점심을 먹고 나서도
작은 딸과 아내는 안고있던 나의 품에서 뺏아간 띵똥이에게 푹 빠져 있었다.
....아빠, 따분하면 해양박물관 산책하고 오지?
....지난 6월달에 개장하기 전에 둘러 봤는데...
....내부에도 볼 만한 것이 많은데....
하여 혼자 해양박물관을 향해 걸어가서 산책을 시작했다.
딸들이 20대 중반에 접어 들 무렵 둘을 앉혀 놓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무조건 30살 이전에는 결혼해서는 안된다.
이유는 내가 아직 할아버지가 되기에는 마음이 너무 젊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큰 딸이 30살이 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날 할아버지로 만들어 버렸다.
내심 세월 흐름을 느껴 당혹스럽기는 했지만 할아버지 된 것이 그리 싫지는 않았다.
외탁을 한 띵똥이는 큰 딸아이를 많이 닮았고, 나를 많이 닮은 큰 딸이기에 띵똥이에게서 내가 보이는 것이다.
주위에서 외할아버지를 많이 닮았다는 이야기에 웃으며 말한다.
...할아버지를 닮았으면 나중에 크면 A/S 비용이 많이 들겠네...할아버지가 돈 많이 벌어야겠다.
세월은 또 흐르고 내가 늙어 가는 것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행복하다.
좋은 딸들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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