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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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창 옹기종기 시장 산책
3월의 간절곶 산책 8
해운대에서 동해안을 따라 북으로 오른다.
송정, 대변, 기장, 일광, 진하 해수욕장까지...
진하에서 울산온천을 지나 남창으로 접어들면서 낮은 산기슭으로 돌아든다.
몇 군데 물 맑은 개울을 지나 이름 알 수 없는 벌레소리 들으며
동해바다 가까운 산 깊은 골짜기....左峯家.
하얀 모시적삼 입으시고, 희끗희끗하신 머리와 단단해 보이시는 어깨를 뒤로 하신 채
작업장에서 작업에 몰두하신 선생님 뒷 켠에 서서 인사드린다.
담담하신 표정으로 한번 돌아보시고는.
...응. 왔어?...
하시고는 다시 고개 돌리시어 작업하시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흙 묻으신 손을 툴툴 터시며,
...아직 그러고 있었어 ?
하시며 씨익 웃으시는 모습이 아름답다.
마주한 저녁상.
쑥쑥 썬 생 두부에다 시골 된장찌개가 전부이건만 진수성찬 같은 저녁.
...돈? 명성? 게가 무신 소용이여....
이렇게 옥수수 술 한잔에 좋은 친구하고 이야기하면 그기 최고지...
말씀도 많지 않으신 그 분.
고려 청자의 본래의 색을 찾으시려는 작도생활 47년.
한국 최고의 고려청자 재현 도예가 좌봉.
그 분은 현실과의 단절, 상술과의 단절을 하시는 것이 아니라
아예 그런 무료한 생각조차 안 하시는 단지 청자의 빛만 쫓으시는 도예가 이십니다.
몇 몇 뜻 있는 분들이 힘을 모아 청자 도예 전시관을 건립 코져 뜻을 전했으나,
...부질없는 짓인데...
하시며 민망해 하시는 그 분.
예술....저는 그 분 앞에서는 언제나 부끄럽습니다.
겨우 설득하여 그 설계를 맡기로 하여 어떻게 지을까요? 라고 여쭙는데.
...알아서 지어줘..하며
쑥스럽게 웃으시는 그 분.
...저녁 반찬이 부실혔지.. 미안히여.
하시며 씨익 웃으시며 문밖까지 배웅하시는....
저는 좌봉 김응한 선생님을 인간으로서도, 예술가로서도 존경합니다.
..2000년 7월 <땅의 회상>칼럼에 실었던 좌봉 선생님에 대한 글....
어떤 인연인지 남창은 사업을 시작한 이후 자주 오게 되는 곳이었다.
특히 남창역앞 남창 옹기종기 시장은 혼자, 또는 회사 직원들과 자주와서 시장통에 집결되어있는 식당에서
소머리곰탕을 즐겨먹고 부산으로 내려 가기도 했다.
그렇게 인연이 많은 곳, 남창에서 간절곶으로 가는 버스를 타는 3월의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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