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진주성 겨울풍경 본문
진주성 겨울풍경
2015 진주여행 2
1.
장대동 어느 극장의 매표소 창구가 닫혀 있다.
어떤 영화이든지 상관없이 마지막 상영의 영화를 보고 싶었다.
지리산 하얀 눈 냄새를 담은 겨울 밤바람이 가볍게 인다.
외감지정外感之情으로
몰락한 자를 받아들인 도시의
밤은 깊어만 가는데......
2.
집 잃은 한 마리 개처럼, 이 골목, 저 골목
낯선 밤 방황하다 잘못 든 길목에서
화려한 홀복 위에 싸구려 모피를 걸쳐 입은
짙은 향수의 여인들이
쥐뿔도 없는 자의 팔목을 잡아끈다.
논개가 왜장 허리를 잡아채듯, 끌고 간다.
3.
남강으로 가자.
그 하늘에서 얼어붙은 별들을 만나러 가자.
어차피, 초록은 동색인데,
기왕 외로운 형상을 한 것들끼리 만나자.
망경동 망진산에 붙은 달, 남강에 얼어 붙어있는 달.
달이 두개인 진주 남강 강변.
....나, 내일 쌀 찍어 짊어지고 갈 수 있을까 ?
4.
강변 여관방에
햇살이 들어 햇살 따라 강뚝으로 나서니.
겨울 아침 햇살로 금빛 찬연한 다리.
의암과 진주성 앞에 선 진주교와 남강에 빠진 진주교.
금빛 다리가 두개인 진주 강변.
밤새 내려앉은 하얀서리의 야생 풀밭사이를 산책하고.
5.
진주 남강에는
밤에는 달이 둘.
아침엔 금빛 다리가 둘.
...1999년<고백과 회상>중 진주소묘..shadha 씀..
1998년 몰락후에도 일을 만들기 위하여 진주에 자주 왔었고, 진주성과 진주교로 기억되는
진주에 많은 추억을 남겼다.
그보다 훨씬 더 전에 진주학생과학관 설계를 하면서 진주를 자주 왕래하였고,
진주에 올 때마다 진주교가 보이는 장어집 2층 옥외테라스에서 장어구이를 먹고 가고는 했었다.
쓸쓸하도록 흐린 겨울날, 그런 지난날들의 추억들을 되새기며 진주성을 산책하였다.
'가야의 땅(경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원마루와 창원역사민속관 산책 (0) | 2015.02.11 |
---|---|
창원의 집 겨울산책 (0) | 2015.02.10 |
진주성 촉석루와 의암 (0) | 2015.01.26 |
구지봉의 가을과 김해박물관의 비사벌의 지배자 (0) | 2014.12.09 |
김해 연지공원의 아름다운 가을풍경 (0) | 2014.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