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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60살 되던 해의 해운대 여름 풍경 본문

靑魚回鄕(부산)

60살 되던 해의 해운대 여름 풍경

SHADHA 2015. 7. 27. 09:28

 

 

 

60살 되던 해의 해운대 여름 풍경

해운대 웨스틴 조선호텔에서의 하루

 

 

 

60살.

무엇 하나도 이룬 것 없이,

무엇 하나 해 놓은 것 없이,

미련과 회한과 주어진 삶에 대한 미안함만 남은 60살,

 

지난 7월 3일 생일날,  

딸들과 아내가 60살을 기념하자고 했으나 몇 번씩 고사하고, 만류해서

점심식사는 아내와 서면에서 가볍게 외식하고,

저녁식사는 또 한 명의 손녀를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큰 딸 집에서

중국요리를 시켜 먹는 것으로 간단히 치루었다.

그것으로도 가족들에게 큰 고마움을 느꼈었다.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늘 부끄럽고 미안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가족들은 7월 25일,

서울에서 직장 생활하던 작은 딸아이가 아직 휴가도 아닌데, 부산으로 내려와서,

작년 5월 어버이날, 가족들과 함께 식사했던,

해운대 웨스틴 조선 호텔 레스토랑 카멜리아에 다시 저녁 식사 예약을 해 놓고

여름의 바다,

해운대, 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웨스틴 조선 호텔 창가에 가족들이 둘러앉아 

차와 케이크 세트로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삶의 작은 여유를 즐기게 되었다.

딸들과 사위, 아내가 오손 도손 대화를 나누는 사이, 어린 손녀와 손자를 데리고 바닷가 산책도 하고

혼자 호텔 근처를 돌며 사진도 찍었었다.

저녁식사를 예약했기에, 시간을 보내기 위해 가족들은 인근 센텀 시티의 신세계 백화점도 돌아보고

백화점 옥상에서 매년 여름이면 펼쳐지는 쥐라기 공원에 올라가 손녀, 손자와 놀아 주다가

저녁 8시 다시 웨스틴 조선 호텔 카멜리아로 돌아와서 저녁식사를 하는 것으로

나의 60살 기념 가족 식사를 즐기던 날이 되었다.

언제나 그러하지만 아내와 딸들, 사위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날이었다.

 

하지만

나를 위해서도,

가족을 위해서도,

사회를 위해서도,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60살은 그저 부끄럽기만 하다.

 

 

 

 

 

 

 

 

 

 

 

 

 

 

 

 

 

 

 

 

 

 

 

 

 

 

 

 

 

 

웨스틴 조선 호텔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