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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김해공항에서 본문

靑魚回鄕(부산)

김해공항에서

SHADHA 2016. 2. 11. 09:00



김해공항에서

아버지로 산다는 것.



구정 연휴가 계속되던 2월 9일 화요일 오후 김해공항에 머물렀다.

설날 연휴를 맞이하여 집으로 돌아왔던 작은 딸이 바쁜 일로 서둘러 서울로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타던 날,

큰 딸 내외와 손자와 손녀, 가족들이 김해 공항으로 와서 같이 커피 마시고 작은 딸 배웅을 했다.

무능한 아버지로서 가족들에게 많이 미안하지만 그래도 화목하니 행복하다.


2016년 1월부터 나는 깊은 침잠 [沈潛]에 들었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움직이기 싫었다.

보편적으로 추운 겨울 날이면, 하늘이 푸르러서 여행하고 사진찍기가 좋아서 늘 움직였는데

2016년에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전망좋은 내 방 창가에 앉아서 2003년에 즐겨 읽었던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을 다시 읽기도 하

미드 <마르코 폴로> 시즌 1, 10편을 몰아서 보고,

미드<라스트 맨 온 어스>시즌 1 ~2 까지 전편을 다 보았고,

미드<왕좌의 게임> 시즌 1~5까지 50편을 쉬지 않고 몰아서 보았다.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방과 후 친구와 도서관 가서 와룡생의 무협지들을 몰아서 보듯이,그렇게 보았다.


날씨가 아주 추운 날도,

비가 오는 날도,

하늘이 푸르고 푸른 날에도 그렇게 집에 머물렀다...

마음 한켠으로는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나 스스로에 대한 깊은 괴리감에 빠지면서....

열심히 해도 그 자리,

안 해도 그 자리...

어차피 안될 때에는 침잠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가족들이 비행기 탑승시간을 기다리며 커피를 마시며 담소하고 있을 때,

공항 3층 옥외 작은 크에서 손녀와 손자와 놀아 주며 설날 연휴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