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송도 해안 산책로 바다 위를 걷다. 본문
송도 해안 산책로 바다 위를 걷다.
송도 겨울 여행 3
바다 위를 걸었다.
진정산 아래 바다와 만나는 곳의 송도 해안 산책로.
영도와 부산 남항, 그리고 남해로 이어지는 넓은 바다 길을 따라 걷는 길이다.
이 길을 몇 번이나 산책을 했는지 쉽게 헤아릴 수는 없지만
산책할 때마다 그 느낌이 다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른 아침과 해 질 무렵의 오후가 다르고,
기쁜 날과 슬픈 날, 고민이 많은 날과 마음이 홀가분한 날이 또 다르다.
그래서 올 때마다 만나는 풍경이 새롭다...
산책을 할 때마다 항상 포기하지 말자고 다짐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풀리지 않는 나의 삶 앞에서 초조함을 느낀다.
주위의 가까운 사람들은 내가 내 나이 또래의 사람들이 내 나이쯤에 가장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들 한다.
가족들이 화목하고, 하늘 푸른날은 여행하고, 산책하며 음악을 들으며 사진을 찍고,
거의 매일 좋은 영화들을 감상하고, 책을 읽고 글도 쓰고, 그림 그리기도 하고,
무엇하나 제대로 잘 하는 것 없어도 그냥 즐기며 다양하게 여러가지 취미생활을 하고,
때때로 건축 계획이나 계획서 작업 의뢰가 들어오면 작업해 주고 적은 용돈 만들어 쓰고,
기회가 되면 설계 프로젝트를 만들기도 하고,
어디에도 구속받지 않는 자유인으로 사는 모습이 부럽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두 번의 사업 실패와 건강 악화로 많은 것을 잃은 사람으로서 모아 놓은 재산도 없고 노후 대책도 없는 실정,
아내와 나, 두 사람이 크게 아프지만 않고, 밥만 먹고 산다면 그리 심각한 삶이 되지 않겠지만
나이가 들어 가면 갈수록 점점 아픈 곳은 많아지고 마음의 걱정을 더 커지는데,
늘 추구하던 재기의 길은 시간이 갈수록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나는 배짱이 처럼 놀고만 있는 것 같아서 더 마음을 더 태우는 것 같다,..
설송 큰 스님이 모든 것을 다 털고 비우라며 무진 [無盡]이라는 법명을 주셨는데,
우리의 현실에서는 모든 욕심을 털어 내고, 모든 것을 다 비우고 사는 것이 실제로 불가능 하다.
그리 살면 가난해 질 뿐이며, 주위 사람들로 부터 무시와 마음의 고통을 받을 뿐이다.
그래도 내게 주어진 삶. 노력한 댓가 이상의 그 무엇도 바라지 않는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는데....
실패한 건축사, 실패한 사업가.
능력없는 남편, 가난한 아빠로서 삶을 마무리해서는 안된다는 마음이 더욱 마음을 무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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