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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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령산 편백나무 숲에서
아침 막장 드라마 같은 일상
6월 2일. 하늘은 맑다.
맑기는 하지만 아주 푸른 하늘은 아니다.
그저 요즘 내 마음같은 하늘이다.
집에 있기도, 어디론가 가기도 아주 애매한 날.
망설이고 있던 나에게 아내가 한마디 툭 던진다.
....산에나 가지 ?
3년 전, 6월에 찾아 갔던 황령산 편백나무 숲.
38번 버스를 타고 황령산 터널을 지나서 황령산 산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대동골 아파트 단지
청구아파트 앞에 내려서 대동골의 아파트 단지들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사람들이 사는 모습, 그 도시와 마을의 구성, 나는 늘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형 마트를 둘러보고 음료수 1병과 생수 1병을 사서 다시 언덕길을 올라와서
청구아파트 후면에 있는 등산로를 타고 황령산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산책을 좋아하는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산책을 할 때 많은 생각들...상념에 빠져 들기를 즐겼다.
그러나 요즘은 아침 막장 드라마들 처럼,
줄거리는 거의 비슷하고 상황만 조금씩 바뀐 생각들.... 오래 전부터 해 왔던 생각들이 자꾸 겹친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추정하는 것도 그렇고, 지난 날들을 회상하는 것도 비슷하다.
한 마디로 변화가 없는 생활이 반복되는 것이다.
변화 없는 생활, 그것이 나를 견디기 힘들게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나는 그것을 탈피하려는 노력도 안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음악만 들으며 무념무상으로 산 길을 걷는다.
변화를 주고 싶었다.
3년 전 편백나무 숲 산책 때에는 금련산 청소년 수련원쪽으로 넘어가서 남천동으로 내려 왔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반대쪽 바람고개를 넘어서 전포동쪽으로 넘어오는 소박한 변화를 모색한 산책길....
무엇인가를 느끼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큰 일이다....
그냥 쉬기만 할려고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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