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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비 내리는 날, 기장 흙시루에서 본문

靑魚回鄕(부산)

비 내리는 날, 기장 흙시루에서

SHADHA 2016. 6. 27. 09:00

 

 

비 내리는 날, 기장 흙시루에서

  기장 가족 나들이 1

 

 

 

장인과 사위

 

사위는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인테리어 회사에 다녔는데, 큰 딸과 결혼을 하겠다고 했을 때,

아내는 극렬한 결혼 반대를 했다.

사업을 두 번이나 실패한 건축사 남편과의 삶이 건축에 대한 불신과 혐오에 이르렀기 때문이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후, 우여곡절 끝에 그들은 결혼을 했고,

사위는 건축 대신 선박 설계로 직업을 바꾸어서 약 3년 동안 열심히 일을 하여서 진급도 하고 잘 되어 가는 듯했다.

그러나 올봄부터 부산에 불어 닥친 해운, 선박, 철강회사들의 어려운 경영과 구조 조정 등으로

미래의 불확실성과 봉급이 밀려 나가는 등 불안감 때문에 3 명의 아기들과 살아가야 할 새로운 미래를 생각하고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 졸업 후, 큰 딸과 2년 동안 호주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온 경험으로

뉴질랜드로 가서 정착하려는 계획으로 준비 중에 있다... 

건축사 장인과 건축과 출신의 사위,

건축과 선박의 치명적인 불경기로 불안한 행로를 같이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되었다. 

 

그래서 평일에도 사위가 잠시 쉬고 있는 수요일.

아내가 쉬는 날을 택하여 지난주에 지나간 아내의 생일과 오늘 수요일 나의 생일에 맞추어 여행을 생각했었다.

그러나 하필이면 장마가 시작되면서 폭우가 내리는 날,

당초 계획은 작년처럼 거제도를 한 바퀴 돌 계획도 하였지만 포기하고 부산의 가까운 곳으로 가기로 했다.

 

기장에 있는 식당 흙시루.

1999년, 나의 회사가 무너지고, 모든 것을 다 잃고 난 후 가까운 사람의 경제적 지원으로 해운대 마리나 타운에

작은 규모의 설계 사무실을 다시 시작했을 때,

주머니가 비어 있어서 아주 가난해 있을 때, 여비서였던 그녀가 회사에서 퇴사한 후, 아이들을 가르치는 개인교사를 하여

첫 봉급을 받았다며 나를 찾아와서 데리고 간 곳이 흙시루였다.

다시 일어날 수 있으니 용기 잃지 마시라며 생선 가시를 발라서 나의 밥그릇 위에 올려 주던 추억이 있던 집...

그 이후, 아내와 가족들과 몇 차례 들리던 곳이었는데, 그 후 10년 이상 오지 않았던 곳. 흙시루

 

큰 딸 내외는 장맛비가 내리는 날, 기장으로 발 길을 옮겨서 그 흙시루로 우리 내외를 데리고 갔다.

예전에 비해 규모가 많이 커진 흙시루의 황토 바른 방에 우리 가족만 둘러앉아서 

오리 정식과 단호박 갈비찜에 버섯 샐러드를 추가하여서 고맙고, 즐거운 식사를 하고 나서

그 인근에 조성된 흙시루 식물원과 부산으로 돌아오는 길목에

비를 피해서 아기들이 실내에서 놀 수 있는 부산 과학관 어린이 놀이시설도 가고 

그 옆의 롯데 아웃렛까지 산책하는 수요일의 가족 산책이었다.

 

사위와 큰 딸, 그리고 그들의 가족, 손자와 손녀의 행복한 미래를 기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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