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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삼락 습지생태원을 거닐며 느끼는 삶. 본문

靑魚回鄕(부산)

삼락 습지생태원을 거닐며 느끼는 삶.

SHADHA 2016. 8. 31. 09:00

 

 

삼락 습지생태원을 거닐며 느끼는 삶.

비어버린 나의 버킷리스트

 

 

하늘에 구름이 점점 더 많아져서 인적 드문 습지 생태원의 숲 길이 호젓하다 못해 쓸쓸해 졌다.

끝없이 이어지는 습지 숲 길을 거닐면서, 연꽃이 피어 있는 연못을 돌면서

삶과 죽음을 생각 했었다.

내가 살던 세상,...그 비슷한 시기에 같이 존재하며 살던 사람들의 죽음이 많아졌다.

나와 직접적인 인연은 없지만 내가 살던 때에 나에게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던 사람들...

존재감 있게 살다가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생각했다.

인간은 누구나 똑같이 죽음을 맞이하게 되나 존재감을 가지고 이름을 남기고 죽는 사람들이 있다.

거기에 비해 나는 아무런 존재감도 없이, 그냥 살다가 죽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아 보였다.

그래서 나의 버킷 리스트를 열어 보았다.

 

첫째, 건축사가 되어 훌륭한 건축가로 이름을 남기자...했으나

건축사는 되었지만 훌륭한 건축가가 되지 못했다.

들째, 사업가가 되어서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이 되자고 했으나

사업가는 되었지만 완전히 실패한 사업가가 되어서 몸부림을 쳐도 다시 그 자리로 재기를 하지 못했다.

셋째, 앞의 두 가지를 다 이루고 나서 전 세계 모든 나라, 도시, 골목들을 돌면서 삶을 정리하고자 했으나,

항공 마일리지가 아주 많이 남아 있어도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가난해 져서 가족들에게 그리 하는 것이 너무 미안하기 때문이고, 경제적 능력이 안되기 때문이다.

 

나의 버킷리스트에 남아 있는 것은

아내와 가족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착하게 살자는 것 말고는 남아 있는 것이 없다.

나를 위한 버킷 리스트가 비어 있었다.

 

얼마전 본 영화< 나의 산티아고>에서의 코미디언 하페 처럼

더 나이 들고, 더 건강이 악화되기 전에 산티아고 순례길 800km, 42일간의 여정을 떠나는 것을

마지막 나의 버킷 리스트에 넣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솔 가베타의 연주곡 첼로 협주곡 d단조가 흐르고 있었다.

 

버킷리스트 [Bucket list]

평생 한 번쯤 해보고 싶은 일, 혹은 죽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을 적은 목록을 버킷리스트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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