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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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따라 남쪽으로 가는 길
주어진 환경에 따라 살다...
삼락 습지생태원의 서쪽 끝에는 낙동강이 흐른다....
그 끝에 섰다.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가에 서서 강을 타고 불어오는 바람을 맞는다.
갈대와 억새, 이런 저런 풀잎들도 흔들린다.
흔들리는 것은 살아 있다는 것이다.
우리 삶을 돌이켜 보면 주어진 환경에 따라 늘 변해왔다.
핸드폰이나 스마트 폰이 없던 시절에는 전화번호를 다 외우고 다니거나 수첩에 적어 다녔다.
지금은 이따금씩 나의 전화번호나 아내의 전화번호도 생각이 안 날때가 많다.
예전에 노래방 기계가 없던 시절에는 모든 노래 가사를 외워서 노래를 불렀는데,
지금은 가사를 보지 않으면 노래 몇 소절도 제대로 부르지 못한다.
아주 예전에는 공중 전화나 집 전화 밖에 없던 시절에도 크게 불편하지 않게 생각하고 살았던 것 같다.
그 보다 전에는 집 전화도 아예 없었던 시절도 있었으니까....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탈 시대로 넘어 오면서
편리해 지는 대신 뇌의 기억하는 기능이 점점 소멸되어 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0년 전,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컴퓨터 없는 삶을 살았으나 크게 불편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스마트 폰이 잠시라도 손에 없으면 불안하고 불편하다...아주 힘든다.
컴퓨터가 없는 삶을 아예 생각할 수도 없다....컴퓨터 안에 나의 모든 생활이 들어 있는 것 같다.
컴퓨터를 하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오랫동안 꾸준히 사용해 왔던 15인치 사각 컴퓨터 모니터.
문서를 작성하든, 영화를 보든, 큰 불편함 없이 잘 사용하였는데,
21인치 와이드 모니터를 사용한 후로는 그동안 15인치 사각 모니터를 어떻게 사용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오랜 인연과 인식을 배신한 것이다.
하여 이번에는 24인치 와이드 모니터로 바꾸었다....본체와 하나로 된 일체형으로 바꿀까도 고민 했는데,...
보수적으로 버티던 디지털로의 접근에서의 의식적 변화가 시작되었음을 느낀다.
예전에는 여행을 하거나 산책을 할 때, 음악을 들을 수가 없었는데 Mp3 와 스마트 폰으로 음악을 듣게 되었고,
처음에는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다가 블루투스로 바꾸었다.
점점 더 편리해지고 삶이 질이 업그레이드 되지만
그 반면에 어떤 것은 퇴화하고, 인간성은 상실해 가는 경향이 짙어지는 것 같다.
주어진 환경따라 삶이 그렇게 변해간다.
낙동강을 따라 바다가 가까워 지는 남쪽으로 계속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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