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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바람 부는 삼락 습지생태원을 거닐며 본문

靑魚回鄕(부산)

바람 부는 삼락 습지생태원을 거닐며

SHADHA 2016. 8. 29. 09:00

 

 

바람 부는 삼락 습지생태원을 거닐며

8월의 일상

 

 

노란 숲속에 난 두 갈래 길
아쉽게도 한 사람 나그네 두 길 갈 수 없어

길 하나
멀리 덤불로 굽어드는 데까지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그리곤 딴 길을 택했다.

똑같이 곱고 풀 우거지고 덜 닳아 보여
그 길이 더 마음을 끌었던 것일까.
하기야 두 길 다 지나간 이들 많아 엇비슷하게 닳은 길이었건만.
 
그런데 그 아침 두 길은 똑같이
아직 발길에 밟히지 않은 낙엽에 묻혀 있어
아, 나는 첫째 길을 후일로 기약해 두었네!
하지만 길은 길로 이어지는 법이라 되돌아올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먼 훗날 어디선가 나는 한숨 지으며 이렇게 말하려나
어느 숲에서 두 갈래 길 만나,

나는---
덜 다닌 길을 갔었노라고
그래서 내 인생 온통 달라졌노라고.
 
...... 가지 않는 길 <로버트 프로스트>
 
끝없이 이어지는 삼락습지생태원을 거닐면서 프로스트의 <가지 않는 길> 詩가 떠 올랐다.
귀에 꼽힌 이어폰에서 박정현의 <몽중인>과 앤 머레이의 <A Love Song>이 흘렀다.
습하고 더운 바람이 습지를 지나 나무숲 사이로 쉬지 않고 불어왔다.
신기하게도 그 바람이 부니 숨을 쉴 수 있었다.
내가 살아있을 수 있었다................2013년 8월 삼락습지생태원을 거닐면서

 

 

2016년 전례없었던 여름 폭염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주 오랜만에 가는 8월 27일 토요일 산책 길은 삼락 습지생태원으로 선택하였다.

2013년 내가 설계하고 공사가 진행되는 현장에 나가 있었을 때, 받았던 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숨을 쉬어야 만 살 수 있을 것 같았던 때에 산책 왔던 곳이기 때문이다. 

이번 주, 목요일인 9월 1일 부터, 그때 그 사업주와 또 다시 손을 잡고 일을 하는 선택을 하였다.

하여 미리 숨을 쉬러 가고 싶었다....스트레스 많이 받아도 버틸 수 있게.....

조용한 습지 생태원에는 가을이 저 멀리서 온다는 기별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8월의 일상

 

2016년 8월은 심장병을 앓고 있는 나에게는 힘들게 느껴지는 날들이 계속되었다.

좋아하는 여행과 산책도 하지 않고, 매일 아파트 운동시설에서 하던 탁구도 치지 않았다.

무조건 조심하라는 의사의 충고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버텼다.

작년에 갔던 가족들의 휴가여행도 가지 않고, 그냥 집에만 머물며, 영화보고 설계도면 검토하며 보냈다.

그 대신, 아내와 가족들, 지인들과 가까운 곳에 가서 맛있는 식사로 영양보충 하는 것으로 여름을 보냈다.

아내와 민물 장어구이 먹으러 가기, 국제시장 부산 숯불갈비에 가서 갈비 먹기.

지인들과 서면에 차돌박이 구이, 동래 삼계탕, 명륜동에 함안 한우 숯불 구이 먹으러 가기.

큰 딸 가족과 용호동에 물회 먹으러 가고  며칠 전 사위의 생일날,사위가 먹고 싶다는 꼬막정식을 먹고

시민회관 앞 카페에서 작은 케이크과 음료수로 손자, 손녀들과 사위 생일파티를 하며

그렇게 폭염이 계속되던 여름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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