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부산시민공원에서 화이자백신 2차 접종하는 날 본문
인간이 태어났으면 영원히 살 수는 없는 것일까? 불행하게도 탄생은 죽음으로 귀결된다.
인간에게 시작은 탄생이며 끝은 죽음이다.
만약 신이 있다면, 신이란 존재는 가혹하다. 생명을 태어나게 해 놓고, 왜 죽게 만들었을까.
카뮈는 이 절대적 진리가 부조리했다.
인간에게 죽음은 당연한 거 아닌가 생각할지 모르지만 카뮈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신에게 반항했다. 인간에게 탄생-영원을 만들지 않고, 탄생-죽음을 부여했으니 말이다.
죽음이 있는 데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절망스럽다.
우리는 오랫동안 해변을 걸었다. 이제 태양은 찍어 누르는 듯 세차게 내리쪼였다.
햇빛은 모래와 바다 위에 부서지고 있었다. 나는 레몽이 자신이 가는 곳을 알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쩌면 잘못 생각한 것인지도 모른다. 바닷가 끝까지 가서, 우리는 마침내 커다란 바위 뒤에서 바다로 향해
모래밭으로 흐르고 있는 조그만 샘 가에 이르렀다. ...알베르까뮈의<이방인> 중에서
7월 8일에 부산시민공원에서 화이자백신 1차 접종을 하고 7월 29일 백신 2차 접종하러 가는 날이다.
동해선 부전역을 향하여 걸을 때, 등에서 느껴지는 폭염 속의 뜨거운 태양 빛을 느끼며,
문득 알베르까뮈의<이방인>과 삶의 부조리에 관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삶을 더 연장하기 위하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부산시민공원으로 가는 부전역의 긴 복도를 걸으며,
내가 앓고 있는 기저질환에 관한 고민과 코로나 19 감염 예방을 위한 노력은 더 삶을 영위하려는 행위였다.
그것이 참 부조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분명히 죽을 것인데.....
그래도 해야 할 것은 다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였다.
오전 10시였는데, 여름 햇살은 뜨겁고 하늘은 아주 맑았다.
조용하고 평온한 풍경의 부산시민공원은 아름다워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기에 충분하였다.
포도 덩쿨과 해바라기 밭을 지나서 부산시민공원 안에 위치한 시민사랑채에서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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