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친환경스카이웨이 전망대 유치환의 우편국에서 본문
진정 마음 외로운 날은
여기나 와서 기다리자
너 아닌 숱한 얼굴들이
드나는 유리문 밖으로
연보랏빛 갯바람이
할 일 없이 지나가고
노상 파아란 하늘만이
열려 있는데
.....<우편국에서> 유치환
10월 18일 화요일,
부산 비엔날레 초량 전시장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내려오는 길목에 친환경 스카이웨이 전망대를 산책했다.
산복도로 망양로 위 구봉산 기슭에 설치되어 있어서 부산의 북항과 북항 대교가 한눈에 보이는 곳.
나이가 들어 가면서 진정 마음 외로운 날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지하철을 타고 퇴근하는 아내를 마중하러 지하철 역으로 걸어가는 일이 잦아졌다.
집에서 기다려도 금방 아내를 만날 터인데도 굳이 미리 만나러 가서 같이 집으로 걸어오는 것이 좋아졌다.
걷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집에 혼자 그냥 머물고 있으면 조금은 알 수 없는 외로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만나면 이런 저런 잔소리부터 하는 아내지만 그래도 좋다. 나이 탓일까 ?
친환경 스카이웨이를 산책할 때, 유치환 시 <우편국에서> 앞에 서서 한참동안 서 있었다.
진정 마음 외로운 날은
여기나 와서 기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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