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F1963 맹종죽숲, 소리길 본문
소리들은 온갖 공간을 헤집고 다니다
필경에는 그의 이름을
곳곳에 남겨둔다.
언젠가는 누군가 기억으로 섬기기 위해
성급한 소리들은 일찍부터
세상을 거느린다.
오늘도 나를 유린하는 말들이
또 다른 나의 고백을 듣기 위해
공중으로 여백으로 떠다닌다.
심장에서 생성되는
울림보다 더 큰 아우성으로
온갖 세상을 간섭하며
지금 내 곁에서
모든 이의 이름으로 출발을 예비하고 있다.
.... 유기환 <소리들의 진화>
10월 26일 혼자 F 1963으로 와서 맹종죽 숲, 소리길을 산책하다가 문득 뉴질랜드로 떠난 큰 사위가 생각났다.
다정하게 살갑지는 않아도 정이 깊은 사람이다.
어느 땐가 가족들 모두가 코스트코 쇼핑을 왔다가 YES24 책방에도 들르고 테라로사에서 커피도 마신 후,
이 맹족죽숲을 나란히 거닐어서 코스트코 야외 주차장으로 이동을 할 때, 어린 손자의 손을 잡고 거닐었다.
그때 대나무숲을 거닐며 돌아볼 때, 딸의 손을 잡고 거닐던 사위의 겸연쩍은 미소를 보았었다.
우리 가족들의 추억이 남아 있는 곳.
이 공간에 사위와의 추억이 여기저기 새겨져 있었다.
그동안 혼자 먼저 뉴질랜드로 넘어가고 부산에 가족들과 남아있던 큰딸과 손자, 손녀들이 머지않아서 뉴질랜드로 떠난다.
떠나기전에 큰딸을 데리고 이 소리길로 와서 같이 산책하며 또 하나의 추억을 새겨 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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