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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F1963 맹종죽숲, 소리길 본문

靑魚回鄕(부산)

F1963 맹종죽숲, 소리길

SHADHA 2022. 11. 16. 09:00

소리들은 온갖 공간을 헤집고 다니다

필경에는 그의 이름을 

곳곳에 남겨둔다.

언젠가는 누군가 기억으로 섬기기 위해

 

성급한 소리들은 일찍부터

세상을 거느린다.

오늘도 나를 유린하는 말들이

또 다른 나의 고백을 듣기 위해

공중으로 여백으로 떠다닌다.

 

심장에서 생성되는 

울림보다 더 큰 아우성으로 

온갖 세상을 간섭하며

지금 내 곁에서

모든 이의 이름으로 출발을 예비하고 있다.

 

.... 유기환 <소리들의 진화>

 

10월 26일 혼자 F 1963으로 와서 맹종죽 숲, 소리길을 산책하다가 문득 뉴질랜드로 떠난 큰 사위가 생각났다.

다정하게 살갑지는 않아도 정이 깊은 사람이다.

어느 땐가 가족들 모두가 코스트코 쇼핑을 왔다가  YES24 책방에도 들르고 테라로사에서 커피도 마신 후,

이 맹족죽숲을 나란히 거닐어서 코스트코 야외 주차장으로 이동을 할 때, 어린 손자의 손을 잡고 거닐었다.

그때 대나무숲을 거닐며 돌아볼 때, 딸의 손을 잡고 거닐던 사위의 겸연쩍은 미소를 보았었다.

우리 가족들의 추억이 남아 있는 곳.

이 공간에 사위와의 추억이 여기저기 새겨져 있었다.

그동안 혼자 먼저 뉴질랜드로 넘어가고 부산에 가족들과 남아있던 큰딸과 손자, 손녀들이 머지않아서 뉴질랜드로 떠난다.

떠나기전에 큰딸을 데리고 이 소리길로 와서 같이 산책하며 또 하나의 추억을 새겨 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