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자갈치 시장과 남항을 거닐며 본문
세상을 살다 보면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이 있고
자주 변하는 것이 있다.
그중
가장 자주 변하는 것은 우리 인간의 마음인 것 같다.
이럴 때와 저럴 때,
이권 문제가 개입될 때,
때로는 사랑하는 마음까지도...
어쩌면 인간이 생존하기 위한 본능 때문일 것이다.
나도 때때로 그런 본능 앞에서 방황한다.
가능한이면 변하지 말자고 다짐하지만
그것이 서러움이 될 때는 변하고 싶다.
그런 마음이 드는 날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풍경을 간직한 곳을 산책하고 싶다.
영도다리는
1935년 봄에 만들어진 부산 최초의 연육교로
1966년까지 하루에 두 번 다리가 들리는 부산의 명물이었다.
6,25 사변을 겪으면서 부산으로 몰려든
삶이 고달픈 피난민들이 바닷물에 비친 초승달을 보면서
생을 마감하기도 했다고 한다.
가요 <굳세어라 금순아>의 가사처럼
애절한 사연들을 가슴에 담은 채로.
그래서 유달리 영도다리 아래에는 점집들이 많았다고 한다.
지금도 영도다리 아래에는 오랜 점집들이 그대로 있고
다리 입구에 늘어선 한약상들도 그대로 있고
어린 시절 친구들과 전차를 타고 영도 종점을 향해 건너던
그 다리가 지금도 그대로이다.
그래서 영도다리를 걸으면
그 오랜 세월의 사연들이 여기저기 남아 있는 듯하다.
자갈치 시장의 풍경도 참 오랫동안 바뀌지 않았다.
변하지 않은 그 시장길을 거닐면
나의 오래된 기억들도 그대로 살아나 다가옴을 느낀다.
그런 자갈치 시장의 스카이라인이 변했다.
커다란 갈매기가 날아가는 듯한 지붕 모습을 한
대형 상가인 <자갈치 시장>이 새로 들어선 것이다.
이제 자갈치 시장도 나의 오랜 기억을 담고 있던
풍경들이 사라져 가고
새로운 기억을 담을 풍경으로 바뀌어 갈 것이다.
옛 시청 자리에 세워지는 <롯데 월드>가 완성될 무렵이면
오래된 모든 것이 다 변하게 될 것 같다.
마음이 변하고 싶은 날,
오랫동안 변하지 않았던 풍경 속을 산책한다.
.......변하는 것, 변하지 않는 것 2006년 9월 자갈치시장 산책하며
그리고 2006년 이후 16년의 세월이 흘렀다.
영도대교는 2013년 11월 27일 영도대교 복원·재개통되어 다시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 15분간 도개를 한다.
그리고 2010년 전후에 롯데백화점과 롯데 몰이 완공되었다.
11월 6일 일요일 오전에 영도대교 유라리 광장에서부터 남항을 따라 산책을 시작하였다.
광복동의 대형약국 세명약국에 약을 사러 가는 것이 주목적이었으나
오랜 추억을 담고 있는 자갈치 시장을 걷고 싶었다.
자갈치 시장에는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 여전히 공존하고 있었다.
또 하나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은 20대에서 60대에 이른 자갈치시장, 남항을 따라 걷고 있는 나의 마음이었다.
'靑魚回鄕(부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내와 딸과 함께 수영 강변 한우와 F1963 산책 (0) | 2022.11.30 |
---|---|
비움의 공간, 범어사 문화체험 누리길 (0) | 2022.11.29 |
대저 생태공원의 가을과 대저 카페 벨렘351 (0) | 2022.11.22 |
등구마을 거북이가 반한 오리와 대저생태공원의 가을 (0) | 2022.11.21 |
국화꽃 만발한 부산시민공원 가을 뜰 (0) | 2022.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