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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폭염의 8월 성지곡 수원지 산책 본문

靑魚回鄕(부산)

폭염의 8월 성지곡 수원지 산책

SHADHA 2024. 8. 23. 09:00

 

5월이 시작되었다.

내 가슴의 봄은 몇 년째 환하게 오지 않는데,
자연의 봄은 이런저런 봄꽃을 피우고
겨우내 황량했던 숲에는
연초록빛 생명의 싹을 피우며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햇살 또한 완연한 봄 빛이었다.
내 가슴에 봄 빛이 스며들지 않는다 하여
봄을 외면 할 수는 없었다.
그 봄 빛 가득한 숲을 찾아들기로 하고
아내와 함께 도시락을 준비하고 작은 배낭하나 매고
아주 가볍게 연초록빛 봄을 만나러 백양산으로 들었다.

상춘객들로 붐비는 어린이 대공원을 지나 성지곡 수원지를 거닐고
백양산으로 오르다가 작은 개울옆 바위 위에
소박한 도시락을 신문지 몇 장 위에다 깔고
아내와 함께 자연속의 소풍, 봄을 반찬 삼은 점심을 즐겼다.
여기저기서 울려오는 새소리와 개울물 흐르는 소리,
백양산 능선을 타고 흐르는 봄바람이 산들거려서
어떤 부자도 부럽지 않은 행복한 봄 빗속 여유를 즐긴다.

 백양산 8부 능선 숲 길을 따라 걸었다.
아무리 내 가슴에 운명의 봄이 들지 않는다 하더래도
봄 빛 가득한 숲 속에서
겨울같이 얼어붙은 나의 가슴은 환한 연초록 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봄이 완연하게 익어가는 5월의 첫 휴일에....
.......... 2010년 5월

 

 

 

2024년 8월 11일 일요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8월의 휴일에 아내와 성지곡 수원지 근처 <초읍 밀면>에서

물밀면과 비빔물밀면으로 가볍게 점심식사를 하고 성지곡 수원지로 들어가서 편백나무 숲 녹담길을 걷고

수원지 둘레길을 따라 산책을 하고 흔들의자에 앉아서 수원지를 바라보았다.

 

2010년 5월에 아내와 성지곡 수원지와 백양산을 산책했을 때, 나의 건강과 정신적 고통으로 아주 안 좋은 때였다.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던 때인 5월 봄 산책 이후, 추석을 며칠 앞두고 의식을 잃고 앰뷸런스에 실려가서

백병원 중환자실에 입원을 했었다.

아내와 흔들의자에 앉아서 대화를 할 때, 14년 전 아주 힘들었던 그때 생각이 났다.

 

아내와 다시 편백나무 숲에서 깊은숨 내쉬고 녹담길로 걸어 내려와서 공원 입구에 있는 <투썸플레이스>에 

들어가서 시원한 팥빙수 한 그릇 먹고 귀가하던 폭염의 8월 산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