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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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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의 운명

오정순56 내 입은 실수했다

SHADHA 2004. 1. 30. 11:38


오 정 순




내 입은 실수했다

09/19






내 입은 실수했다.

나도 호주에 다녀왔다.
저렴한 경비와 짧은 여정으로.

실수였다.
성의없는 가이더는 그 나마의  여행 분위기까지 망쳐서 설상가상이었다.

그리고 나는 호주에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말을 했다.
그 곳 여행 갈 곳이 못되더라고.
볼게 별로 없더라고.
장님 코끼리 만지기 여행이었다.

........................

샤드하님 감사합니다.
나의 잘못된 여행담 늘어놓기는 이제 끝입니다.

그렇다고 다른 나라를 과장되게 호평도 안할 겁니다.

샤드하님 사진 솜씨에 의해 그 곳이 멋져보이기도 하거든요.

사람과 미감을 불러 일으키는 때와 보는 눈을 만나야 어느 곳이 아름답게 비쳐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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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곳곳도 누군가가 사진에 담아 이렇게 정성을 들여 인터넷에 올려주었으며 좋겠다.

나는 이국적 풍경이 왜 좋은가 생각해보았다.
새로운 풍경은 호기심과 기대를 불러일으키며 희망을 심는다.
가고 싶다.
언젠가 다시 갈 것이다.
사진의 장소를 확인하면서 다닐 것이다.
아니, 아니어도 괜찮다.
새롭고 낯선 것에는 식상하지 않은 기쁨이 뭍어있다.
내가 보고온 자리에 이 풍경을 보충해넣어도 좋다.
물과 햇볕과 건축물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나라, 그 곳에서도 코알라는 우리나라의 동물원에서처럼 그렇게 있었다.

토끼를 만나듯 캥거루를 만나게 될 줄 알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호주에서 캥거루를 보지 못했다.

좁은 우리나라의 경치도 다 봤다고 단정할 수 없으면서 그 넓은 땅을 내 말 한디로 여행갈 곳이 못된다고 말 한 것은 크게 미안할 일이다.

내 입은 실수했다.

사각틀에 이렇게 아름답게 풍경을 잡아넣는 그 사람의 감각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젊은날 칼라학습백과사전을 만들 때.
나는 미술부에서 일을 하였다.
세계 유수의 사진 자료를 무수히 접하면서도 언제나 트리밍을 하였다.

그러나, 이곳의 사진에서는......
숨막히는 만족이 있다.
나는 번번히 놀란다.
꿈에 이곳에서 본 풍경과 마주치기도 한다. 아마도 감동이 컸던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