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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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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의 운명

오정순57 그래서 그랬군요

SHADHA 2004. 1. 30. 11:39


오 정 순




그래서 그랬군요

 09/26






그래서 그랬군요

며칠간 머무는 동안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딜 가나 식사를 하는 곳에는 한국 사람 밖에 눈에 띄지 않아  이 나라에는 한국 효도 관광객 밖에 오지 않나 하는 느낌이었다.

아마도 가이더들이 미리 알고 그렇게 조치하지 않았나 싶다.

악사가 즐겁게 바이올린을 켜며 노래를 부르라고 시늉을 하여도 남 앞에 나서는데 편편치 못한 한국인들은 밥 먹는 것이 아니라 주눅드는 시간이 되고 만다.

그들이 켜는 음악은 세모시 옥색치마인데 노인들이  일어나 따라 부를 턱이 없다.

우리네 악보가 그런 관광지로 퍼져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강하게 일었다.

여행객이 되면 움직이는 홍보대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2눈음표 4분음표가 옆구리를 간질거려도, 미소를 1000그램이나 퍼부어도 악사에게 1달러를 주지는 않는다.

보기가 무안하였다.
나는 노래하고 싶은 마음보다
애국하는 마음으로 우리 가곡을 열창하였다. 그리고 1달러를 유쾌하게  내밀고 사진도 찍었다.

밥먹는 자리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가곡이라도 너희들은 제 나라 곡을 연주해주어도 부를 줄도 모르니?하고 물어올 것 같은 무의식적 국가적 열등감은 무섭게  발로되었다.

저마다 자기 나라 음악이 나오면 박수를 치기도 하고 무리가 일어나 노래를 부르기도 하는 분위기인데, 숫자는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많은데 노래는 나 혼자 부르고 말았다.

여행갈 때는 우리 악보 좀 가지고 다니다가 그런 곳에 유포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하면서 이제야 적게 된다.

경쾌하고 밝은 동요라도 복사한 악보를 가지고 다니다가 저들 나라에 전해지기를 소망한다.

그들이 말했다.
악보가 없어서 그것만 켜게 된다고.
애써 구할 의지는 없다는 얘기이기도 하기에 마음이 상했다.

국력이 대접이다.
갖추어야 대접받는다.

돈을 쓰게 하기 위해 고개 숙이는 것과 존경어린 대접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