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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오정순 93 나도 나무 처럼 전지하고 싶다. 본문

줄의 운명

오정순 93 나도 나무 처럼 전지하고 싶다.

SHADHA 2004. 1. 30. 13:49


오 정 순




나도 나무 처럼 전지하고 싶다.

12/01







나도 나무처럼 전지하고 싶다.

전지한 나무가 깔끔해 보입니다.
내 마음 밑둥까지 잘라 새순 돋운다고 할 때가 언제인데, 벌써 전지하고 싶다고합니다.
다 버려도 별로 대수롭지 않을 인생,
그 파편들을 끌어안고 한 해 마지막 달을 맞는데, 풍경 속의 나무를 보니 내 안에 아직도 쳐야 할 가지가 많습니다.
열대목처럼 웃자라는 감성,
쳐내는 일밖에 남은 것같지 않아 의지합니다.

하느님
12월에는 제게 전지가위든 정원사로 오시지요. 나도 모르게 삭둑삭둑 잘라내시지요. 느낄 수 있는 축복도 넘치면 부담스럽습니다.
설자리에 걸맞게 다듬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