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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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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의 운명

오정순 95 공은 바닥을 쳐야 튀어 오른다

SHADHA 2004. 1. 30. 13:51


오 정 순




공은 바닥을 쳐야 튀어 오른다

12/19






공은 바닥을 쳐야 튀어오른다.

오르던 공이 내려오기 시작하면
빌고 빌어도 땅에 떨어져야 튀어오른다.

오늘 아침 신문을 뒤적거리다보니
증권이라는 것도 바닥을 쳐야 오른다고 한다.

언젠가 붙으려니 하며 지리하게 끌고 가던 공부도 더 내려갈 곳이 없을 때까지 가야 정신이 나고 기운이 튀어오른다.

바닥을 치고 오를 때가 탄력을 받을 때라는 것조차 모른다면 기회가 와도 붕 뜨다 지나가 버릴 것이다.

인생사 억지로는 되지 않는다.
기다리는 것도 힘이고
참는 것도 힘이다.

힘있는 사람은
살 때도 멋있고
참을 때도  멋있고
던져버릴 때조차 멋있어 보인다.

견디는 자의  고통은 그만 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죽지 않아야 한다.
죽이지도 말아야 한다.
의식도, 희망도, 인연의 끈도.....

내가 저질러서 적을 만들고
내가 엎어져서 배신자를 만들고
내가 주고 내가 당하기도 한다.

내가 했다고
남도 나 같이 하지는 않는다.
누군가 집주었을 때
그는 이미 받을 것을 다 받았다고
생각했어야 했다.

집 주며 큰 소리 못치는 자세를 곁들여 주었을 것이다.
글 속의 회장님은 다시 한번 야속하다고 말주었으니  그 분은 이미 집값 다 받고도  남으리라.

세상에는 돈으로 환산되는 것이 있고
아무리 주어도 준 것 같지 않은 것도 있다.

한 쪽 말 만으로 사람을 말할 수는 없을 것같다.

죽어봐야 아는 세상이니
사람 이야기는 참 하기 어려운 일이다.

부엌에서 들으면 며느리 말이 맞고
방에서 들으면 시어머니 말이 맞으니
이말도 저말도 반만 들었다 치는 게 내가
사는 방법이다.

10년 전 동창의 모임 돈을 빌려간 친구가 돈을 한푼도 갚지 않고 딸의 시집을 보내는데
제법 폼나게 보내더라고 한 친구가 흥분하여 식 끝나면 친구들 돈 먼저 갚으라고 했다고 한다.  

나는 안받겠다고 했다.
한두번도 아니고 내가 조금만 어려워도
그 친구를 괘씸하게 생각했는데
어느날 생각해보니 돈보다 마음으로 보낸 아픈 기운이 더 클 것 같아서 미안했다.
그래서 속으로 외웠다.

"너는 이제 넘치게 갚았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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