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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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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푸른 샘

푸른샘125 이름 짓기Re:shadha road

SHADHA 2004. 2. 14.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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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샘




이름 짓기Re:shadha road

06/02



0602


부산에 처음 간 것은 대학 1학년 여름방학이었지요.
기숙사 동숙 친구인 국문과의 영숙이를 따라서...
부산대 교수인 아버지를 가진 그 애네 집은 금강원 부근이었기에
첫날, 이른 아침에 금강원 정원을 산책하던 일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곤 짐을 싸서 송정해수용장에 갔었지요.
해변의 바닷물 찰싹이는 소리가 리얼한 곳, 소라민박집에서...
그 때 듣던 파도소리는 장 콕도의 시와함께 아우러져서.
정말 그럴듯한 첫 바닷가 풍경이 되었답니다.

그리곤 다시 보경사 부근에서 일박, 다시 통도사로 돌아서 부산에 와서
광복동  시내를 쓸고다니며 할메집 회무침국수에 눈물 뺐지요.
나중에 생각하니 친구에게 너무 미안했답니다.
부산 사람들 여름마다 손님 치기에 허리가 부러진다던군요.

그래요. 서울 사람들은 시골은 당연한 것으로 알고 찾아오면서
자기네 집엔 절대 초대 않는 것이 얄밉버요.
이곳도 해안이라 심심찮게 손님들이 오시지만
부산보다는 물가가 싸니까 대접하긴 낫지요.

사드하님의 길을 따라가보니 기장 미역과 멸치가 유명하다는 기억이 나네요.
처음 부산 사람들이 물미역으로 쌈을 하기에 놀랐는데,
이젠 이곳도 그런 식습이 전해졌는지 물미역회를 잘 먹지요.
멸치 축제 때의 시끌벅적함도 미역 말리는 한적한 일광의 고요도
아침이 아름다운 기장에서 파도처럼 밀려올 것 같네요.

이곳 도시의 광장 이름을 공모하기에 나름대로 이름을 지어봤는데...
1호 광장, 이호광장, 삼호 광장을
햇볕광장, 달맞이 광장, 별빛 광장이라고.
그리고 세 광장을 관통하는 도로를 <세계로>라고.
그런데 혹시 응모 기한이 지나지 않았나 모르겠네요. ~~

지금 추진중인 새 도심 광장이 생기면 <푸른샘로>도 응모해볼까봐요.
아니 갈매기가 많으니까 <하얀새로>도 괜찮네.
이름짓기에 별 소질은 없지만 생각만으로도 즐겁습니다.

바닷물빛갈이 가장 아름다운 날은 먼 바다에서 태풍이 밀려올 때,
하얀 아우트라인을 가진 에메랄드빛으로 반짝이거든요.
그럴 땐 뱃사람들은 배를 묶어두고 어구를 손질하거나 빨래를 하지요.

바닷가 풍경...
해안도로를 달리다 만나는 풍경은 비슷하기도 하네요.



2003.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