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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부산>20년前의 내기 본문

靑魚回鄕(부산)

<부산>20년前의 내기

SHADHA 2004. 2. 29. 23:45


韓國 旅行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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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前의 내기

영도 절영 해변공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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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는 앞으로 니 인생을 어떻게 살꺼고 ?
...무슨 인생 ?
...니는 계속 건축 설계만 할끼가 ?
...그래...
...빙신아...아직 새파랗게 젊은게 그리 살면 안된다.
...그럼 어떻게 살면 되는데 ?
...내는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다 해볼끼다.
  이 우물도 파보고..저 우물도 파봐서
  가장 물이 많이 나오는 우물을 팔꺼다...
  건축설계 미래가 어떨지 니는 아직 모른다 아이가 ?
...그래도 나는 건축 설계만 할끼다.
  내 적성에도 맞고...
  한 우물만 팔끼다...돌이 나오면 돌을 깨고..
  물 나올 때까지 팔끼다..
  그러면 언제가는 물 나오겠지 뭐...
...야 ! 그럼 니 내하고 내기하까 ?
...무슨 내기 ?
...앞으로 10년이나 20년후 니하고 내하고 둘중에 누가 성공 했는가...
...그래, 해보자..

햇살이 옥빛 바다 수면에서 은빛으로 반사되어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화사하게 빛나던
태종대 언덕위에서 먼 바다를 바라다보고 앉아
우린 미래를 고민하고 있었다.

나는 그때와 변함없이 건축설계를 하고 있고,
그 친구는 건축을 전공하고도
그의 말대로
건축 설계 사무실에 잠깐 있다가
공무원 시험을 쳐서 동사무소 직원이 되었다가,
항해사 시험을 쳐서 먼바다로 나가는 항해사가 되고
한창 해운경기 좋을 때 돈 좀 만들어 육지에 정착하여
운수사업을 하다 실패하고,
이것 저것 해보다 육지에서는 안되겠다고
다시 바다로 나갔다.
저 수평선 너머...아주 멀리 바다로 나갔다.

그 친구와 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언덕에 앉아
내기를 한 지 벌써 20년이 훨씬 넘었으나
아직 우리의 승부는 나지 않았다.

언제쯤일까 ?
그 친구와 내가 다시 이 바닷가 언덕에 앉아
지난날의 내기를 이야기 하게 될
그 때가...
그리고 그 결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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