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장 그리니에 (6)
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그런데 어느 날 여러 꽃가게들 중 어떤 가게의 간판에 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았다. 그때 내 가슴이 얼마나 뛰었겠는가 ! 마조리 호수에 잠겨있는 을 다시 보는 것 같았다. 어머니 섬, 어부들의 섬, 아름다움의 섬, 종려나무들, 오렌지 나무들, 레몬 나무들, 그 섬 꼭대기를 장식하듯 덮고 있는 온갖 종류의 나무들, 그 광경은 곧 지상의 낙원이었으니.... 연옥에 빠져 있는 나를 위해서 하늘이 점점 열리고 있었다. 나는 미모사꽃과 등나무 꽃과 장미꽃으로 가득 차 그윽한 향기를 풍기는 공기를 들이마셨다. 이졸라 벨라의 비둘기 떼가 날아다니는 그토록 무거운 그 공기를 흠뻑 들이마셨다. ...장 그리니에 중 보르메 섬 에서 여름의 폭염이 끝나가는 8월 27일, 태풍 가 지나가고 가을장마가 시작되는 때, ..
...노르망디 양식과 비잔틴 양식의 궁전들이 늘어서 있는 지중해를 굽어보는 라벨로까지 걸어서 올라갔을 때 나는 전혀 뜻하지 않았던 어떤 충일감을 깨달았다. 심브로네 테라스의 포석들 위에 길게 엎드려 누운 채 대리석 위에서 부서지는 빛의 유희에 빠져 들어가도록 나는 나를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나의 정신은 저 투명의 유희 속으로, 저 저항의 유희 속으로 자취없이 사라져 버리는가 싶더니 마침내 온전히 그 모습을 되찾았다. ....바다 위를 하염없이 떠도는 꽃들이여, 거의 잊어버리고 있을 쯤에야 다시 나타나는 꽃들이여, 해조들이여, 시체들이여, 잠든 갈매기들이여, 뱃머리에서 떨어져 나오는 그대들이여, 아, 나의 행운의 섬들이여! 아침의 충격들이여, 저녁의 희망들이여, ... 내가 또한 그대들을 언제 다시 볼 ..
항구 저 위에는 카스바 거리의 하얀 입방체 모양을 한 집들이 아물아물하면서 내려다 보고 있다. 수면과 같은 높이에서 바라보면 아랍 도시의 저 야생적인 백색을 배경으로 하여 수많은 육체들이 구릿빛 띠 장식 같은 벽을 펼쳐 보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8월달의 깊어지고 햇볕이 거세어져감에 따라 집들의 흰 빛은 더욱 눈부시게 되고 사람들의 피부는 더욱 짙은 열기를 띤다. .....알베르 까뮈 알제의 여름 중에서... 이 카스바에서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새웠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아침을 맞이했는지 ! 그 항구, 커다란 도시, 떼지어 있는 군중이 주는 매력에 사람들이 놀라기도 한다... 모하메드 세리프와 클레베르 거리가 엇갈리는 곳에 있는 프로망땡 카페에 앉아서, 남자들과 부인네들과 어린아이들이 무리지어 그..
... 누구에게나 행복이라고 미리 운명 지워진 곳, 산다는 단순한 즐거움을 뛰어 넘어서서 황홀인 것 같기도 한 그런 기쁨을 펼치고 깨닫게 되는 풍경들이 있다. 지중해는 이와 비슷한 영혼의 상태를 불러일으킨다. 지중해는 낭만주의자들이 아름다운 풍경속에서 정신의 양식이나 신의 예감을 보았던 그런 혼란스러운 감정 속으로 내몰지는 않는다. .....장 그리니에 서문 중에서 ...오랑의 요란스러운 그 거리에서 어디를 가든 간에 우리를 따라다니는 그런 곳이 있다. 그곳은 플랑떼르 언덕이고 조금 더 높이 있는 곳이 산타크루즈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흔히 커다란 도시에서 느끼는 그런 외로움으로 고통을 겪을지라도, 사람들은 바라 그 언덕과 자신이 우정으로 맺어져 있음 을 느낀다..... .....장 그리니에 산타크루즈 중..
... 나는 혼자서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이 낯선 어느 도시에 도착하는 것을 몹시도 원했었다. 나는 겸허하게, 그리고 가난하게 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무엇보다도 을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자신에 대하여 말을 하고, 내가 예전에 이러저러한 일을 했다든지, 나의 이름을 걸고 어떤 행동을 한다는 것은 분명 나 자신의 무엇인가를, 그것도 가장 중요한 무엇인가를 밖으로 드러내는 일이라고 나는 생각해 왔다. 그렇다면 그 소중하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 ....장 그리니에 중 중에서 ...케르켈렌 군도는 선박이 다니는 일체의 항로 밖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 해안에는 흔히 안개가 끼어 있으며 그 주위에는 위험한 암초들이 둘러싸고 있으므로 그곳에 접근하는 선박들은 극도로 경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