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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열정적인 여름을 시작하는 해운대 본문
열정적인 여름을 시작하는 해운대
행복과 고뇌의 사이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해수욕장인 해운대가
열정적인 자태로 여름을 유혹하고 있었다.
태풍의 흔적으로 아직 짙게 드리워진 바다 물안개에 덮힌 채...
해운대는 사시사철 언제라도 아름답다.
동백섬과 달맞이 언덕길에 꽃이 피는 봄날에도...
하늘이 아주 푸르러서 고독한 가을날에도...
불어오는 바람조차 외로워서 몸부림치는 한적한 겨울날에도...
물안개가 달맞이 언덕을 덮고 흐르는 날에도,
너무도 하늘과 바다가 푸르러서 눈이 시린 그런 날에도,
낯선 겨울비 내리는 날에도 환상적으로 아름다운 해운대.
그러나 사람들의 열정으로 뜨겁게 덮혀 버리는 여름날의 해운대가
가장 생명력이 있고 아름답기도 하다.
해운대의 가장 아름다운 때, 그 절정의 순간을 향해 문을 열고 있었다.
병원에는 변함없이 아픈 사람들로 넘쳐났다.
이 병원이나 저 병원이나 다 똑같다.
장례식장과 영안실들도 늘 사람들로 넘쳐난다.
살아있는 사람과 아픈사람, 그리고 죽어서 이 세상의 행복과 고뇌를 끊고 떠나는 사람.
나는 어딘가가 조금 아프긴해도 분명 건강하게 살아있는 사람쪽에 가깝다.
차라리 마음이 많이 아픈 사람쪽에 속하는 것이 맞다.
병원문을 나와 달맞이 언덕위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그늘아래 공원 벤치에 앉아
태풍 갈매기 따라온 물안개에 덮힌 해운대를 바라보고 앉아서
인간들 누구나 태어나서 겪어야 하는 행복과 불행, 아픔과 고뇌, 그리고 사랑,
그리 살다가 운명에 따라 조금 빠르거나 늦거나 죽음에 이르는 것에 관하여 생각했다.
이윽고 나를 덮어오는 물안개속에서 아득하게 죽음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열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속으로 뛰어들어야 했다.
해운대 해수욕장 해변길을 걷는 여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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