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해운대로 돌아오다... 본문
해운대로 돌아오다...
허망함 그리고 홀가분함.
10년만에 해운대로 돌아왔다.
10년 세월의 허망함과 홀가분함을 같이 안고서...
그 10년 세월의 흔적들을 거의 다 찢어버리거나 털어버리고 왔다.
10년 전 재기를 꿈꾸며 다시 시작한 곳.
밤까지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머물며 희망을 꿈꾸던 곳,
창 밖의 동백섬을 바라보며 처음 다음의 칼럼을 시작했던 곳.
그 곳으로 돌아왔다.
10년 전 다짐했고 꿈꾸었던 그 희망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채,
해운대 제자리로 돌아 온 것이다.
나이만 10살 더 먹은 채로....
그동안 5차례 사무실을 키우거나 줄이거나 하면서 옮겨 다녔다.
처음 2003년까지는 나의 기대대로 다시 일어서는 준비가 되는 듯 했으나
그 이후 점점 다시 힘들어져가고
이사를 할 때마다 짐들도 줄어들고
직원 수도 줄어갔다.
10년만에 해운대로 다시 돌아오면서
나만 남았다.
그 허망함과 홀가분함이 교차하는 순간이 되었다.
그리 10년의 세월을 보낸 것이다.
점심식사 후 해운대 바닷가를 동쪽끝에서 서쪽 끝까지 거닐었다.
짙지않은 운무에 덮힌 풍경위로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일상 중에 이리 해운대를 거닐 수 있어서 좋다.
갈매기들이 창공을 나르고 가벼운 파도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아무 것도 남지 않은 상태.
그것은 허망함보다 홀가분함을 더 느끼게 해 주었다.
설송 큰스님이 내게 지어준 불명 무진 < 無盡 >.
디하여 아무 것도 없다.....
어쩌면 이제 또 다시 앞으로 10년을 향해 다시 시작을 하는 기점이 아닐까 ?
하여,
그 허망함과 홀가분함속에 다시 10년을 시작하기로 한다.
다시 10년 후,
빈 손으로 다시 이 자리로 돌아 온다 하더래도
나와 나의 가족이 아프지 않고 지금만큼만 행복하게 산다면
나의 삶은 잘 산 것이 될 것이다.
행복한 구정연휴 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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