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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가을하늘에 별은 빛나고 본문

告白과 回想

가을하늘에 별은 빛나고

SHADHA 2009. 10. 30. 17:03

 

 

 

 

가을하늘에 별은 빛나고

 

민주공원에서 아내와 밤 산책

 

 

 

 

 

 

    언제나 내게 기회는 계속 올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몇 번이나 찾아왔던 기회를 다 소진해 버린 나.
   이제는 다시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인가에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만약 이대로 끝이 난다면 나는 실패한 인생을 산 것이다.
   하면 될 것이라는 오만함이 미래를 보지 못한 어리석음을 저지른 채...
   다 털어먹고 무엇하나 모아두지도 못했다.
   어쩌면 가장 불확실한 미래만을 남겨두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가슴을 누른다.
   딸들은 다 잘 성장하여 그들의 인생을 제대로 잘 설계하고 이루어 나가는 것 같은데
   나만을 바라보고 사는 아내에게 이제는 무어라고 확신조차 주지 못한다.
   아내에게 너무도 미안한 마음만 가득하다.
   인생을 잘못 설계하고 살았던 아빠의 실수가 딸들에게 삶의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자괴감과 깊은 회의속에서도 내게 다시 주어질 기회를 찾고 기다리던 가을날 오후,
   아내와 민주공원 산책에 나섰다.
   해 질 무렵 공원에서는 다양한 공연들이 펼쳐지고 있었고 제법 쌀쌀한 가을 바람속에
   스탠드에 앉아 미소를 띄운 채 공연을 지켜보는 아내를 바라보며 마음이 아프다.
   높은 나무들이 늘어선 숲 길을 아내와 걸으며 석양을 바라보았다.
   이렇게도 안 풀릴 바에는 다 접어버리고 어디가서 막노동이라도 해야 되는 것이 남편으로서 도리인데,
   사장이고 건축사라는 허울때문에 그러지도 못하는 내가 너무 밉고 싫었다.
   그래도 아내에게는 희망을 이야기 한다.
   같이 운동기구에 매달려 웃기도 하고 산책도 하는 사이 해가 지고
   산책로 전망대에서 바라다 보이는 부산시내의 야경 불빛들이 아름답다.
   남포동과 자갈치 시장, 그리고 항구가 어둠속에 묻혀서 별이 되어 나타났다.
   문득 올려다 본 가을하늘에도 별들이 빛나고 있었다.
   땅에도 하늘에도 별,
   아내와 나는 그 별속에 한참이나 갇혀 있었다.
   공원아래 한정식집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공원으로 올라와 인적이 드문 공원 벤치에 앉아
   가을바람에 가슴을 내놓았다...
   ....고생시켜서 미안해, 꼭 일어나서 우리의 노후에는 편안히 살게 해 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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