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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분황사의 겨울 본문
분황사의 겨울 芬皇寺
경주 겨울여행 3
황룡사 벽에 그려진 솔거의 노송도에 새들이 앉으려다가 부딪쳐 떨어졌는데
그 후 오랜 세월이 지나 다른 이가 단청을 하였더니
날아드는 새가 없었다고 하는 일화.
그 일화를 아주 먼 오래전에 나의 뇌리 속에 세상사는 상념이
그래도 단순하고, 맑을 적에 들어서 아직 가슴에 남아 있었는데
그 솔거의 관음보살상이 있는 분황사.
서기 634년 선덕여왕 3년에 지어진 신라 서라벌 내 7개 가람 중 하나로
원효대사가 머물며 화엄경소를 쓰고 선덕여왕의 권유로 자장 법사도 오래 머물렀던 곳.
분황사.
평지 일탑 일금당의 가람배치로 경내로 들어서자 제일 먼저 반겨주는
한 번도 그 실체를 직접 본 적은 없으나 이미 눈에 선명하게 익은
바닷속의 안산암을 갈아서 쌓은 국보 제30호인 모전석탑.
그 기단 네모서리에는 화강석을 조각하여 동해를 바라보는 곳에는 물개,
내륙으로 향한 곳에는 사자상이 세워져 있다.
모전석탑을 돌아서면 호국용이 살았다는 전설이 있는
삼룡변어정이라는 돌우물石井이 있다.
우물의 겉모양은 팔각이고 내부는 원형이다.
외부의 팔각모양은 부처가 가르친 팔정도를 내부의 원형은 원불(圓佛)의 진리를 상징한다.
높지 않은 담장과 나무들로 둘러싸인 경내에는 오랜 약사전 한 채만이
옛 신라의 번영을 뒤로한 채 외롭게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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