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대저생태공원 수생식물원과 초화원 산책 본문
대저 생태공원 수생식물원과 초화원
문화생태 탐방로 산책 6
그날 그 시간에 아무도 오지도 가지도 않는 길을 혼자 걸어가고 있었다.
이따금씩 멀리 생태공원 뚝길 위로 자전거를 타고 지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흐린 날씨지만 뜨거운 햇살이 쏟아지는 낙동강변의 초지,
햇볕을 막아주는 나무 그늘조차 전혀 없는 광활한 낙동강 생태 탐방로를 걷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자연 그대로의 초지 사이에 난 흙길과 수생식물원의 관람데크, 그리고 어쩌다 있는 휴게공간과 벤치.
아무도 없는 빈 운동장과 시설들....
강 건너 삼락 생태공원에 비하여 화려한 꽃들도 없이 자연 그대로의 풀과 드문 드문 초화들뿐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정처 없어 보이는 길을 쉬지 않고 걸으며 자문도 해본다.
... 이 더운 날씨에 앉아 쉴 곳도 없는데, 내가 여기에 왜 있지?
2007년 4월 해 질 무렵 창원 주남지 뚝 위에 서 있을 때였다.
... 아무것도 없네...
... 볼 것도 없잖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주남지 제방 위에 올라선 사람들 마다
그런 말들을 주고받으며 이내 횅하니 다시 차를 타고 주남지를 떠난다.
... 왜? 아무것도 없을까?
... 왜? 볼 것이 없을까?
... 그들은 무엇을 보려고 기대하고 이 저수지로 왔을까? 하는 의문을 던졌으나
나는 대저 생태공원을 거닐면서 한순간 잠깐 그런 생각을 했었다..... 왜?
그러나 이내 광활하게 펼쳐져 있기만 한 풍경과 습기 가득 머금은 햇살, 그늘도 없고 ,
자연 그대로의 자연만이 있는 대저 생태공원을 거닐며 어떤 고마움을 새삼 느꼈다.
나는 살아있다는 고마움.
그래서 이 길을 걷고 있다는 고마움.
그래서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숨 쉬고 있다는 고마움.
어쩌면 살아 있는 동안 한 번도 만날 수 없었을 풍경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다는 고마움.
남들이 아무것도 아니네 할 수 있는 그런 단순한 풍경이라도, 우리 인간과 같이 존재되는 것들,
단순하고 무료할 수 있는 그런 풍경이 있는 길을 쉬지 않고 걸을 수 있었다.
살아있다는 고마움으로...
내년 4월 유채꽃 만발했을 때 다시 오겠다고 생각하는 산책이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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