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해운대 달맞이언덕의 밤과 35년의 세월 본문
해운대 달맞이언덕의 밤과 35년의 세월
해운대 밤 산책 1
해운대 달맞이언덕길.
밤이 시작 될 무렵 해운대 미포입구에서 내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달맞이길을 걸어 올랐다.
그 길을 걸으며 그 길을 다녔던 35년 세월을 회상하니 가슴이 먹먹해지다가
지나간 회한에 이내 꺼이 꺼이 소리내어 울지도 못하고 가슴속으로만 하염없이 울어야 했다.
20대 초반 패기 넘치던 젊은시절부터 달맞이 언덕에 올라 청사포뒤로 보이는 바다보기를 즐기기 시작하여
35년 동안 살면서 가장 자주 찾고, 가장 많은 사연을 만들었던 곳....달맞이언덕
다음Daum에서 칼럼<땅의 회상>의 제목을 만들고, Shadha라는 아이디를 만들기도 한 곳이고,
진하해수욕장까지 이르는 나의 바닷가 드라이브길 <Shadha Road>의 시작점이기도 한 곳이었다.
동백미술관, 추리문학관, 카페 파머스와 언덕위의 집, 베스타사우나, 아젤리아호텔, 호텔 일루아(옛 관가정호텔),
가족들과 같이와서 둘러보고 끝내 이사오지 못했던 바다를 향해 선 달맞이 메르빌 아파트와 백세 해운대빌라.
알렉산더 뒤편 지금의 투썸플레이스 건물 2층에 있었던 단골 노래방, 아젤리아옆 해뜨는 집 2층과 3층.
그리고 내가 설계했던 몇 개의 건축물과 설계를 했고 입원도 했던 성심병원(지금은 요양병원으로 바뀜)
지금 그 언덕길을 오르면서 때늦은 회한의 눈물을 흘리는 것은
그때 조금만 더 진지하고, 조금만 더 성숙하게 조금만 더 알뜰하게 사업을 했더라면
내가 인간으로 태어나 살면서 추구하고 싶던 삶을 마음껏 영위할 수 있었을텐데...하는
지금은 그 기회를 다 잃어버려서 다시는 그런 기회를 잡기가 너무 힘들어졌다는 상실감이 컸고
그것이 현실이다.
지금도 나름대로는 행복한 삶을 산다고 하지만 그 깊은 상실감은 어쩔 수 가 없다.
밤이 깊어가면 갈수록 달맞이 언덕에는 가을이 오는 쓸쓸한 느낌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그 가을 바람을 맞으며 멀리 광안대교와 마리나타운, 해운대 밤바다의 불빛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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