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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해운대 달맞이길과 일장춘몽 본문

靑魚回鄕(부산)

해운대 달맞이길과 일장춘몽

SHADHA 2020. 12. 4. 09:00

2020년 11월 23일 오전, 해운대 달맞이길을 따라서 오르기 시작하였다.

 

약 40년 전인 1980년, 내 나이 26살쯤, 군대를 전역하고 막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던 청년시절,

달맞이길을 올라와서 청사포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길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았었다.

달맞이길을 걸으며 나의 미래와 사랑에 관하여 수없이 많은 꿈을 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착하고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 결혼을 하고, 딸들을 낳고, 건축사가 되면서 기본적인 꿈을 이루었고

그 꿈을 이룬 후, 젊은 날에는 달맞이길로 자주 올라와서 <해 뜨는 집><추리문학관><동백미술관><관가정호텔>

등을 단골로 출입하며, 달맞이길에 있는 고급빌라를 구입하기 위하여  가족들과 자주 집을 보러 다니기도 했다. 

그만치 달맞이길과 달맞이 언덕은 내가 너무도 좋아하고 살고 싶어 하던 곳이었다.

그 달맞이 언덕 위에 몇 군데 건축물을 설계하거나 계획도 했었다.

 

그리고 20년의 세월이 흐른 후인, 1999년 12월 31일, 외환위기로 모든 것을 다 잃고 파멸하여 빈털터리가 되었을 때,  

달맞이길로 올라와서 바다와 하늘과 가슴을 열어놓고 하소연하고 대화를 하던 곳도 달맞이길이다.

 

그리고 다시 20년이 흐른 후인 2020년에 ,

가난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려고 하는 사람이 달맞이길을 걸어서, 청사포가 보이는 다리 위에 서서

40년 만에 다시 청사포를 바라보며 나의 남아있는 생에 대한 꿈을 말한다...

 

... 어차피 모든 것이 일장춘몽인 것을.....

 

 

1980년 12월 청사포가 보이는 달맞이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