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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타우포 가는 길 & 나의 삶 본문

꿈꾸는 여행

타우포 가는 길 & 나의 삶

SHADHA 2023. 5. 1. 09:00

다만,
아주 멀리서 생각할 수 있는 정도로만
허용된
땅이 있습니다.

아득하게 그어진
땅의 선.
숲으로 덮은 하늘.
안이 밖이고,
밖이 안이되고,
위가 아래며
아래가 위가 되는
시작도 끝도 없는 초록 길.

내겐
항상 느낄 수는 있어도
들어설 수 없는 원시림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조금이래도
더 가까이 다가서려 하면,
닿기도 전에
그만치 더 멀리 달아나는
땅에 그어진 선 같은...

들판에 핀
미나리아 제비풀과
푹신한 건조 풀더미 곁.
양 떼.

멀어야 하고
늘 낯설어야 하는
그 사람은
타우포 가는 길입니다.

1996년 6월 shadha <타우포 가는 길>

 

                      ,

2023년 4월 24일, 지난 4월 15일 1달간 백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 한 지 9일째 되는 퇴원 후 첫 외래 진료하는 날이다.

 

돌이켜 보면 나의 삶은 참으로 파란 만장 하였다.

 

1988년 건축사 시험에 합격하여 건축사가 된 이후, 12년간의 화려한 전성기를 보내고 1999년 IMF외환위기 사태로 인한

사업실패로 해운대 성심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후, 퇴원하고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재기를 하기 위한 노력을 하던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다가 2010년 다시 11년 만에 백병원 중환자실에 똑같은 <심부전>으로 입원했었다.

2011년부터 2022년까지 화려하지는 않지만 평온하고 비교적 행복한 12년간의 제2의 전성기를 보냈다.

그러다가 2023년 2월 추운 날, 무리한 산책으로 감기와 기관지염에 걸려서 호흡곤란과 심부전으로 심장기능 악화로

다시 12년 만에 백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하였다.

 

1988년에서 2022년까지 34년간 나의 삶을 돌아보면, 3번의 병원 중환자실 입원으로 단락 지어진다.

34년 중 24년간은 비교적 행복하고 평탄하게 지냈고 10년간은 힘들고 어려운 격정의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내 나이 67세, 

12년 간격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전례로 보면 앞으로 12년 후에는 내 나이 거의 80살이 된다.

 그러고 보면 내게 주어진 삶의 길이는 결코 길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강 관리 잘하고 매일매일을  행복한 시간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절실해진다.

 

27년 전에 여행하였던 뉴질랜드 타우포에서의 추억을 다시 돌아보았다.

 

 

1996년 타우포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