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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부산 박물관의 수집가 傳 본문

告白과 回想

부산 박물관의 수집가 傳

SHADHA 2024. 7. 22. 09:00

 

삶을 영위하는 일.
미술관의 뜰에 앉아 그것에 관하여 생각한다.

인간으로 태어나면 누구나 세월이 가면서 조금씩 죽어가는 과정을 겪는다.
다만 나는 한달에 한번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 보다
조금 더 빠르게 뛰는 심장 때문에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어쩌면 더 빠를 수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인간 개개인마다 주어진 운명에 따라 정해지는 일이기는 하지만,
나는 그렇게 인식하고 남아있는 삶의 시간이 얼마나 될지 알 수는 없지만,
내게 주어진 그 삶의 시간안에서 나를 위해
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즐기며, 알고 싶어 한다.

일을 하는 것이나, 음악을 듣는 것이나, 영화를 보는 것이나,
책을 읽는 것이나, 여행을 하는 것이나, 음식을 즐기는 것이나,
사랑을 하는 것 또한 그러하다.


그러나 병원에 들러 환자가 되었다가 돌아오는 날에는 미술관이 좋다.
미술관에 전시되는 작품들속에서 늘 새로운 세계를 느끼기 때문이다.
그동안 살면서 나의 뇌리속에 각인되어 고착된 사실들과 상상력과 지식이
호수에 담긴 침잠된 잔잔한 물과 같다면
미술관에 들러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만든 상상력과 아름다움을 보게 되면
나의 뇌리속에 머물던 사고의 물들이 파도를 치거나 흐르게 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죽는 날까지 끊임없이 새로움을 받아들이고, 배우고 느끼고 즐기는 것이
나의 生에 대한 의무라는 생각을 한다.

.....2008년 4월 <미술관으로 가는 남자>

 

 

자주 가던 <부산시립미술관>이 휴관 중이어서 최근에 전시회를 보러 가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우연히 들른 부산 박물관에 <수집가 전>이 열리고 있어서 좋았다.

특히 장마철 무더운 날씨에 시원하고 상쾌한 공간에서 옛 선인들의 시와 그림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전시장으로 들어 설 때에 새로운 직장으로 자리를 옮긴 K단장의 전화.

더운 날씨에 무리하지 마시고 쉬면서 산책하시라는 고마운 마음을 전달받고 전시장을 돌았다.

천천히 서둘지 않고 옛 풍광과 정서와 옛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 나갔다.

7월 4일의 멋진 산책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