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 旅行 2003
장 그르니에의 언어들을 외는 밤.
여의도 빌딩숲 산책로에서
그곳에 머물러 있으면서
거기에서 언제까지나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날마다 날마다
죽어가고 있는 것과 같았다.
<장 그르니에...다른 풍경들 中>
낯선 곳이면서
당분간은 머물러야 새로운 정착지에서
쉽게 외로움을 타는 내 영혼을
자유로이 숨 쉴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은밀한 도피처를 찾아야 했다.
아!
나는 이처럼 내 자신과 무관하게 있다는 사실을
견디어 낼 수가 없다.....
오늘도 여전히 나는 내 자신에게
도피의 광경을 주려고 한다.
<장 그르니에...도피 中>
다른이들과 함께 그 공간을 공유해야 할 때는
나와 무관한 것 처럼 방관하고 방치하다,
해가 지고 밤이 되어
다른 이들이 다 떠나 가버리고 나면
나는 그 공간을 나의 공간으로 점유하고,
해가 뜨기 직전부터
다른 이들의 숨결에 의해 그 공간이 덮혀지기 전까지
나는 그 공간을 나의 공간으로
잠정적으로 소유하려 했다.
때때로 나는 그것을 소유했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것을 가슴에 꼭 끌어안고서
집에 들어온다.
그것은 나에게 귀중한 것이다.
하지만 다음날이면 다시 또 새로이 만나게 되는 것들.......
그러한 나의 노력이 부질없는 것임을 일깨워 준다.
<장 그르니에...소유 中>
나의 그 새로운 소유지의 하늘에서는
북서쪽 낙동강 밤 하늘에 떠 있는 살로메의 별을 볼 수가 없다.
낙동강가에 서서 그 별을 바라보아도
이제 다가갈 수 없도록 멀리 느껴지는 그리움이
그 별마저 볼 수 없는 빌딩 숲속에 앉아 있으니
더욱 더 멀리...
그 어떤 우주의 별보다 더 멀리 떨어진 듯 느껴져
어쩌면 잊혀질 듯도 한데
그리움만 점점 더 깊어져서
내일 또 다시 다른 수없이 많은 별들을 본다 하더래도
내마음속에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각인된 별하나는
언제나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을 것같다.
그에겐 자신보다 더욱 아름다운
그 자신의 어떤 영상이 필요하다.
그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자신을 뛰어넘을 수 있는 것만을
사랑할 수 있을 뿐이다.
<장 그르니에...소유 中>
서울 여의도 사무실앞 거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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