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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서울>장 그르니에의 언어들을 외는 밤 본문

한강 독백(서울)

<서울>장 그르니에의 언어들을 외는 밤

SHADHA 2004. 1. 24. 21:49


韓國 旅行
2003






장 그르니에의 언어들을 외는 밤.

여의도 빌딩숲 산책로에서







그곳에 머물러 있으면서

거기에서 언제까지나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날마다 날마다

죽어가고 있는 것과 같았다.

<장 그르니에...다른 풍경들 中>







낯선 곳이면서

당분간은 머물러야 새로운 정착지에서

쉽게 외로움을 타는 내 영혼을

자유로이 숨 쉴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은밀한 도피처를 찾아야 했다.









아!

나는 이처럼 내 자신과 무관하게 있다는 사실을

견디어 낼 수가 없다.....

오늘도 여전히 나는 내 자신에게

도피의 광경을 주려고 한다.

<장 그르니에...도피 中>







다른이들과 함께 그 공간을 공유해야 할 때는

나와 무관한 것 처럼 방관하고 방치하다,

해가 지고 밤이 되어

다른 이들이 다 떠나 가버리고 나면

나는 그 공간을 나의 공간으로 점유하고,

해가 뜨기 직전부터

다른 이들의 숨결에 의해 그 공간이 덮혀지기 전까지

나는 그 공간을 나의 공간으로

잠정적으로 소유하려 했다.









때때로 나는 그것을 소유했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것을 가슴에 꼭 끌어안고서

집에 들어온다.

그것은 나에게 귀중한 것이다.

하지만 다음날이면 다시 또 새로이 만나게 되는 것들.......

그러한 나의 노력이 부질없는 것임을 일깨워 준다.

<장 그르니에...소유 中>







나의 그 새로운 소유지의 하늘에서는

북서쪽 낙동강 밤 하늘에 떠 있는 살로메의 별을 볼 수가 없다.

낙동강가에 서서 그 별을 바라보아도

이제 다가갈 수 없도록 멀리 느껴지는 그리움이

그 별마저 볼 수 없는 빌딩 숲속에 앉아 있으니

더욱 더 멀리...

그 어떤 우주의 별보다 더 멀리 떨어진 듯 느껴져

어쩌면 잊혀질 듯도 한데

그리움만 점점 더 깊어져서

내일 또 다시 다른 수없이 많은 별들을 본다 하더래도

내마음속에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각인된 별하나는

언제나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을 것같다.









그에겐 자신보다 더욱 아름다운

그 자신의 어떤 영상이 필요하다.

그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자신을 뛰어넘을 수 있는 것만을

사랑할 수 있을 뿐이다.

<장 그르니에...소유 中>






서울 여의도 사무실앞 거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