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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대구>줄에 묶여있는 운명 본문

大분지에서(대구)

<대구>줄에 묶여있는 운명

SHADHA 2004. 1. 25. 11:00


가을 추억
2003






줄에 묶여있는 운명

대구 망우공원에서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사람마다 다 각각 다른 태어날 때부터

이미 주어진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고 믿으십니까 ?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

우리도 알 수 없는 운명이라는 줄에 묶여

그렇게 주어진 각본과 틀에 의하여 조정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보신 적은 없습니까 ?



...당신은 굴곡이 심한 삶을 살아야 될 운명을 갖고 태어났습니다.

  그 굴곡의 삶을 지나면서 당신은 더 강해질 것이고

  큰 경영자가 될 것입니다..

...이번의 고통이 당신에게 가장 힘든 시련이 될 것이니

  마지막 시험을 친다고 생각하고 슬기롭게 견뎌내세요..

...밤이 길면 길수록 그만큼 여명이 훨씬 더 밝게 오는 것처럼

당신의 아침은 눈부시도록 밝을 것입니다.

...당신은 적어도 88살까지 살게 될 것이며 싫든 좋든 65살까지는

 많은 사람들을 이끄는 경영자로서 살아야 할 것입니다.



무신론적 실존주의의 경향을 추구하던,

그래서 모든 것은 사람에 의해, 사람의 힘으로 개척하고 살아야 한다는

강한 주관을 가졌던 자가

예언자들이 해주는 자신의 미래를 듣는다.



...전 그렇게까지 원하지 않습니다.

그저 평범하게 남들처럼 살기를 원합니다

  이런 피가 마르는 과정들을 또 거치고 싶지 않습니다.

  이런 시험은 나 혼자만을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가족과 나의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을

  같이 힘들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싫습니다.

  그저 우리 가족들 밥 굶지 않고  직원들 봉급 밀리지 않고

  남에게 줄 것 없고,

  받을 것도 없는 정도로만 그냥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당신의 운명인걸..

  당신이 하고 싶다고, 하고 싶지 않다고 그리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운명....


늦은 오후

대구 금호강변 망우공원의

불타는듯한 숲과 금빛으로 빛나는 나뭇잎들 사이로

선선한 가을 바람이

금호강을 따라 고모들로 돌아든다.


될 듯 하다가도 되지 않고,

되지 않을 듯 하면서 되어가는 혼동.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고 꼭 이루워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도대체 무엇이 옳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이 삶 자체를 알 수가 없다.


어쩌면 나의 운명을 나 스스로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내 운명의 각본에 따라

나는 그저 주어진 배역의 연기를 하는 연기자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적어도 내 삶이라는 영화는 많은 제작비를 들인 재미있는 영화다.

처음부터 끝까지 특별한 반전없이 잔잔히 흐르는 영화가 아니고

절망과 환희

열정적인 사랑과 애절한 사랑

쉬지않고 계속되는 반전과 역전

반복되는 고난과 평온

전국 곳곳을 돌고, 세계를 도는 국제적인 올로케이션까지


어쩌면 다른 연기자들보다 훨씬 행복한 배역을 맡은 것 같기도 하지만

고통 또한 남다르다.

난 연기자일뿐일까 ?

나 스스로 각본을 쓰고 감독을 할 수는 없을까 ?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영화처럼 잔잔하게 흐르는

작은 감동을 가진 삶의 영화를 스스로 만들어 갈 수는 없을까 ?...


어쨋든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면 좋겠다


망우공원의 낮은 등성이에 소복히 내려앉아

달구벌 서쪽 하늘에서 마지막 빛을 내며 어두워 지려하는

가을빛을 배웅하는 나무잎들의 모습이 평화로우나

그 길을 천천히 산책하는 나의 발걸음은 아무래도

쓸쓸하다.

가을이라서 그런가 ?

내년 가을에 나는 또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


나의 운명.

과연 나의 의지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면 어떻할까 ?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해...




...당신의 운명속에는 세사람의 부인이 있습니다

...허..허걱... !














요즘 저의 칼럼 모든사진들이 소형 디카로 찍은 것이어서

화질이 선명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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