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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아양교와 아양루 그리고 통천사 7월의 대구여행 1 나는 일주일에 삼사일은 대구로 출근한다. 어쩌다 가는 것은 여행이라 할 수 있지만 그리 자주 가다 보니 통근길 같다. 1시간 남짓 걸리는 그 통근길은 같은 도시 안에서 움직이는 통근시간과 시간상 거의 차이가 없이 느껴진다. 부산역 구포 원동 삼랑진 밀양 상동 청도 경산 동대구역 그리고 철길 따라 흐르는 낙동강 좌우로 펼쳐지는 그 풍경들이 눈에 익다 못해 대구에서 부산으로 돌아오는 길에 잠깐 잠이 들었다 깨어나 캄캄한 차창밖을 내다보아도 거기가 어디쯤인지 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사십 년을 산 부산보다 대구의 도심 풍경이 더 친근하고 익숙해졌다. 심할 때는 내가 대구 사람인지, 부산 사람인 지조차 헷갈릴 때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내가 대구로 가는 ..
달성공원의 봄 3월의 대구여행 9 대구의 옛 부족국가 달구벌의 토성인 달성 성곽에 둘린 오래된 공원에 들어 여기 저기 오랜 세월을 살아온 사람들이 쉼을 갖는 틈새을 지나 걷는다. 사방으로 넓게 펼쳐진 잔디밭. 느릅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사이로 색색의 화초들이 화사한 풍경을 더..
평화로운 성모당의 봄날 3월의 대구여행 8 성모당 聖母堂 대구 천주교회 1대 교구장이었던 안세화 주교가 루르드 성모굴을 본 따 만든 성당이다. 1918년에 루르드 성모굴의 크기와 바위의 세부적인 형상까지 비슷하게 본따 만들었다. 오른쪽 면의 뒷쪽이 안쪽으로 약간 꺾여 들어간 직사각..
청라언덕에 봄꽃이 필 때 3월의 대구여행 7 청라언덕으로 오는 일이 잦아졌다. 예전부터 이곳이 나와 무슨 인연이 있는지 유난히도 찾아오게 될 일이 많았는데, 올해도 자주오게 되었다. 청라언덕 인근에 대규모 사업을 구상하는 사람들의 요구로 대구로 올라오기는 하는데, 솔직히 말한..
두류공원의 3월 해질녘 산책 대구의 3월 여행 6 대구라는 도시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분지다. 자연과 생물, 인간에 이르기까지 진화와 퇴행으로 생존을 보전하려는 적응 본능이 도회적인 요소에서도 반영된다. 대구라는 도시는 무척 무덥고 무척 추운 도시이다. 열려진 바다도 없고 시..
인흥서원과 인흥마을 산책 3월의 대구여행 5 추계추씨의 시조이며 고려 충렬왕 때의 문신인 노당 추적을 봉안한 서원. 1261년 (고려 원종 2) 문과에 올라 직사관 좌사간을 거친 후 민부상서 예문관제학을 지낸 노당 추적(1246~1317)의 신도비로 1864년 (고종 1)건립되었다 명심보감 판본 31매를 ..
남평문씨본리세거지와 수백당의 봄 3월의 대구 여행 3 문익점의 18대손 문경호가 터를 닦아 남평 문씨 일족이 모여 살던 곳이다. 원래 절이 있던 명당터를 구획하여 집터와 도로를 반듯하게 정리하고 집을 지었다. 지금은 조선 후기의 전통가옥 9채와 정자 2채가 남아 있으며, 도로에 접한 ..
비슬산 벽화마을 마비정 산책 2 3월의 대구여행 2 마비정마을의골목 골목으로 이어지는 벽화과 마을 풍경들을 둘러보면서 여타 벽화마을에 비해서 벽화들의 섬세함과 진지함이 뛰어나게 잘 제작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하나 허튼 그림이 없이 만들어졌다는 생각과 골목마다, 벽마..
비슬산 벽화마을 마비정 산책 1 3월의 대구여행1 대구 지하철 1호선의 서쪽 끝, 대곡역 1번 출구로 나와서 11시50분에 마비정마을로 가는 달성버스 2번을 탔다. 대중교통수단이 자주 있지 않은 곳이라서 올라가고 내려오는 버스시간표를 면밀히 검토했었다. 예전에 승용차를 타고 다닐 때는..
동대구역에서 부산역까지 대구 겨울산책 8 ...너희들 무엇이 제일 먹고 싶나 ? ...짜장면요... 훈련소 덤프트럭 짐칸에 실린 우리 일행은 따블백 하나씩 들고 시골 촌 병아리처럼 대구시내를 가로 질러 동대구역 BOQ에 도착했다. 대구훈련소에서 신병 훈련을 받고 배치된 자대로 가기 위해, 훈련병의 딱지를 떼고 진짜 군인이 되러 가는 길목의 동대구역. 운이 좋게도 우리를 인솔한 사람은 부산출신의 하사관. BOQ 바닥에 앉아 허겁지겁 짜장면 한그릇을 비우고 있을 때, ...대구아이들은 오늘밤 너그집에 가서 자고 내일 여기에 모인다. 자대에 입소 시간은 그 다음날 저녁 8시 전까지였다. 대구출신 훈련병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부산아이들 손들어 봐라.. 난 군기가 바싹든 표정으로 용감하게 손을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