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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벼랑 위에 피는 꽃들 본문

靑魚回鄕(부산)

벼랑 위에 피는 꽃들

SHADHA 2007. 7. 20. 08:11

 

 

벼랑위에 피는 꽃들


블로그에 대한 고마움에 관하여





해안의 벼랑에 핀 꽃들을 본다.
그 단애에 핀 꽃들은
모진 해풍과 척박한 바위틈에서도
꽃을 피우고 있었다.
그렇게 주어진 삶의 환경이 아주 모질다고 하여도
스스로에게 주어진 삶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바다의 푸른빛과
하얀 포말의 멋을 뽐내는 파도와
그 바다 빛을 닮은 하늘과 어우러져서
더 아름답게 존재하고 있음이다.
그것이 생명의 숭고함일 것이다.

...절영 해안 산책로에서...





흐리거나, 비 오거나
우울한 표정의 하늘을 가진 여름날은 계속 반복되고
그 안에 머무는 나의 일상도 지독한 우울함속에 빠져 있었다.
공허감과 초조함 또는 반복되는 허탈함속에 지칠 대로 지쳐가고 있었다.
한번 다친 심장은 계속되는 마음의 병으로 하여 이제는 약을 먹어도
가슴을 조여 오고 있는 증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었다.
혹자들은 나의 겉모습만 보고 느끼며 이제는 일 욕심을 내지 말고 쉬라고 한다.
모든 것을 다 털어버리고 쉬고 싶은 마음은 그 누구보다 더 간절하나
아직 내게는 해야 할 일이 남아 있기에 그럴 수도 없다.
내가 저질러 놓은 일들을 다 마무리 할 때까지는 그럴 수 없음이다.

공휴일인 7월 17일 제헌절
나의 우울함은 그 극에 달하였다.
....여기서 다 털어버리고 포기할까 ?
하고 싶은 것도 없고, 가고 싶은 곳도 없었고
그저 지독한 우울함과 초조함, 또는 좌절감에 거실 한쪽에 멍하니 앉아있었다.
얼마나 그러고 앉아 있었는지.....
순간 머릿속을 지나가는 7년이나 된 오랜 습관,
....블로그에 올릴 사진이 이제 없잖아...
그리고는 벌떡 일어나서 창밖의 하늘을 보았다.
그리 맑지는 않으나 비가 오지 않는 날씨.
카메라를 가슴에다 담고 영도의 남쪽 길을 따라 절영 해안산책공원으로 향하였다.
그 절영 해안 산책로를 천천히 산책하며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고
척박한 벼랑에 핀 꽃들을 만나면서 또 새로운 마음의 충전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래, 저 여린 생명체들도 저리 아름답게 버티는데....

2000년 6월에 처음 만난 Daum의 칼럼, 그리고 블로그.
돌이켜보면 그 고통과 격동의 세월 속에 지금까지 내가 굳건하게 버티며 살게 해준
가장 중요한 취미생활이며 여가생활의 중심이 되었고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버틸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운 날들엔 블로그에 올릴 풍경들을 담으면서
그 고통을 잊을 수 있었고 새로운 용기와 스스로 존재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고
가슴에 담아두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심경을 털어놓는 공개된 일기장으로
격려해 주고 힘을 주시는 고마운 분들을 만나게 해 주기도 했다.
7년 동안 머문 이 공간에 대한 애정으로
불합리하다고 판단되는 점들을 Daum측에 강하게 건의하기도 했으나
그 또한 운영자 측에서도 어쩔 수 없음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
경영을 한 사람으로서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다 수렴할 수 없음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우울감과 좌절의 벼랑 끝에 서서 고통스러워 할 때,
블로그에 올릴 사진을 찍기 위해 나선 산책길에서 다시 바다의 푸른빛을
가슴에다 충전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내게 주어진 이 공간 Daum 블로그가 참으로 고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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