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부산 국제영화제를 앞둔 해운대 풍경 본문
부산 국제영화제를 앞둔 해운대 풍경
가을, 흐림, 고독 그리고 낭만 만들기
....지독한 날들,
소유했던 모든 것으로부터
추방당한,
강제 추방 당한 者가,
해가 뜨면,
꼬리 깃털을 털며 해안으로 날아오르는
바다갈매기처럼,
해가 지면,
잠자리를 찾아 기차역 대합실로 찾아드는
노숙자처럼,
늘 습관처럼 찾아오는
푸른빛의 발원지.
해운대.
....shadha 1998년<리스본같은 해운대>중에서....
나는 20년 이상의 세월동안 몸에 배인 습관처럼 집을 나섰다.
너무도 짙은빛의 회색 하늘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을 잡는 토요일.
집을 나서서 어디로 갈까하고 한참이나 망설이다가 해운대로 향했다.
나의 오랜 피난처, 푸른빛의 해운대로....
가을,
흐린 날씨,
서글픔속에 따라오는 고독감.
그 묘한 쓸쓸함으로 걷는 해운대 바닷가에는 10월의 축제를 준비 중이었다.
10월 4일부터 시작되는 제 12회 <부산국제영화제> 행사장이 백사장에 설치되고 있고
해운대의 바닷가와 거리마다 축제의 플래카드와 깃발이 가을바람에 나부끼는데
컨테이너 박스로 조립되는 PIFF행사장을 지켜보다가 회색빛 해운대 바다속으로
하얀색과 빨간색, 그 원색이 빠져드는 풍경속에서 무의식적으로 떠오른 영상.
좋아하는 감독 중의 한사람인 크쥐시토프 키에슬롭스키의 세가지색 중 < BLANC >
성당밖 눈부시도록 하얀빛 속에서 서있는 하얀 드레스를 입은 도미니끄(쥴리델피)와
이혼당하고 모든 재산까지 잃고 프랑스에서 쫓겨나는 신세의 폴란드인 이발사 까롤,
유난히 굴곡이 심한 인생을 살아야하는 나의 운명에 대해 생각을 하다가
엄청난 불평등에 기초한 관계의 파괴적인 역동성을 그린 그 영화의 까롤이 되어갔다.
순간 회색빛 하늘과 바다속에 젖은 나의 회색빛 뇌속이 하얗게 변해감을 느꼈다.
그리고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 < BLANC >의 The End가 흐르기 시작했다.
바다곁에 선 새로운 건축물과 도시속을 거닐며 회색빛속의 낭만만들기를 시작하고 있었다.
해운대 마리나타운의 방파제옆 레스토랑 Kraze의 노천카페에 앉아
비내리는 풍경의 동백섬과 해운대 바다를 배경으로 Kraze버거로 점심식사를 즐기고
잠시 내리던 비가 그친 사이 부산국제영화제의 주행사장인 요트경기장까지
짙은 회색빛속 하얀색 낭만을 즐기려고 했던 토요일.
'靑魚回鄕(부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미술관 뜰에서 (0) | 2007.10.25 |
---|---|
바다위에 펼쳐진 부산불꽃축제 (0) | 2007.10.22 |
여름의 끝자락에 선 해운대의 밤 (0) | 2007.08.22 |
가난한 계절 앞에서 (0) | 2007.08.20 |
유람선이 있는 밤바다 풍경 (0) | 2007.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