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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주남지의 늦가을 해 질무렵 본문

가야의 땅(경남)

주남지의 늦가을 해 질무렵

SHADHA 2007. 11. 16. 08:57

 




주남지의 늦가을 해 질무렵

건축에 대한 단상





구포다리를 건너 서쪽으로 달려갈 무렵,
짙은 운무가 끼어 가까운 山景마저 구름속에 든 듯
사라져서 보이지 않는 날.
회사의 두 소장과 함께 주남지로 향하였다.

주남지 북쪽 산 기슭의 땅에 노인 요양시설의 계획을 의뢰받았다.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아름다운 저수지 주남지의 곁에 자리잡고 있어
스스로도 깊은 관심과 신경이 많이 쓰이는 프로젝트였다.
자연환경과도 멋진 조화를 이루면서도 훗날 거기에 머물며 요양할 분들께도
편안하고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전망좋은 집을 디자인을 하고 싶었다.
또한 풍경을 즐기고 풍경을 담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주남지를 배경으로 감나무밭에 둘러싸인 언덕위에 멋진 풍경을 만들어
누구든 그 건축물을 피사체로 담고 싶어 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었다.
하여,
주남지 일대를 여기 저기 거닐며 집이 지어질 언덕을 바라본다.
내 머리속에 그 집이 다 지어질 때까지 거닐다보니,
어느덧 늦가을의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제 1회 주남지 철새 축제가 끝난 주남지에는 다시 조용한 고독이 흐르는데
기러기떼들은 줄을 지어 하늘을 날아가고
온갖 철새들이 주남지 여기 저기에서 자기들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철새 울음소리와 마른 갈대와 저수지에 빠진 가을 태양,
따뜻한 커피 한잔과 함께 하는 신비로운 고독감에 행복하다.
겨울나기 둥지를 찾아온 철새떼의 화려한 群舞를 기대하고 기다렸으나
끝내 볼 수는 없었다...
그래도 행복하다...
일상에서 빠져나와 호젓한 저수지 머물며 석양을 즐길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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