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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남해대교가 보이는 풍경 본문
남해대교가 보이는 풍경
현실과 이상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
가족들과 남해여행을 가던 길에 남해 고속도로에서 벗어나
진교에서 남해대교로 이어지는 한적한 국도길에 접어들자
나보다 먼저 운전면허증을 딴 아내가 자신이 운전을 해보고 싶다고 하여
자리를 바꾸어 아내가 운전을 하게 하였는데,
경치좋은 국도길을 기분좋게 운전하다가 커브길에서 갑자기 만나게 된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대형트럭에 놀라 당황을 하며 핸들을 흔들리게 되자,
뒷자리에 앉았던 아이들이 놀라며 아빠가 다시 운전하라고 졸라대어
갓길에 다시 차를 세우고 아내와 자리를 바꾸어 앉게 된 곳.
그 자리에 다시 오게 되었다.
바다에서 산기슭으로 이어지는 70만평의 땅에 지어지는 초대형 레저타운,
그 사업의 건설본부장으로 앉게된 친구의 요청으로 달려와
실내 파도풀장이 있는 대형 레저타운과 18홀 골프장이 2개, 시니어 타운과 호텔, 콘도미니엄등
9개의 프로젝트로 구성된 조감도와 마스터 플랜을 �어보았다.
건축사가 된 이후 늘 꿈꾸던 理想의 프로젝트가 타인의 손에 의해 계획되고
설계되어 현실로 옮겨지는 현장의 가장 높은 곳에 서서 바라다보고 서 있었다.
그리고 그 너머로 남해바다의 한려수도가 보인다.
재기를 꿈꾸며 몸부림치던 시기동안 내게는 현실화 될 수 있는 계획과 설계보다는
이상에 가까운, 현실화되기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자되는 대형 프로젝트,
어쩌면 도시계획에 가까운 프로젝트만이 내게로 왔었다.
그 중 하나도 현실로 이루지 못한 채, 보류되거나 무산되는 시간들속에서
좌절과 실망으로 점철된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다.
아직 그 무엇도 포기하지 않았으나 그것을 현실로 이루워 내는 사람들에 대하여
경의감을 표하고 부러움을 느껴야 했다.
남해대교 아래에서 친구와 장어구이로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난 후,
무거운 마음으로 가벼운 산책을 하였다.
오랫만에 남해로 온 김에 섬을 한바퀴 둘러보고 싶었으나 시간이 허용되지 않았다.
자주 와서 같이 검토해 달라는 요청으로 이내 또 와야 할 것임에
아쉽지만 다음 기회를 기약하고 해 질 무렵이 되어서 남해를 떠나
가을과 겨울의 경계선에 놓여진 남해 고속도로의 짙은 밤의 풍경속을 달리며
부산으로 향하던 날에...
남해 충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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