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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교통부의 추억 본문

告白과 回想

교통부의 추억

SHADHA 2013. 3. 4. 11:03

교통부의 추억

지난날의 추억과 현재가 공존하는 곳

 

 

교통부.

지금은 범곡 교차로라고 명명되고 있지만 오랫동안 사람들의 머릿속엔 교통부 로터리로 자리 잡고 있는 곳.

동구 범일동과 부산진구 범천동의 경계를 따라 형성되어 있는 곳이며

보림극장 앞이라는 버스노선상 이름으로도 익숙한 곳이기도 하다.

부산의 대표적인 산복도로인 망양로의 출발점이며,도착점이기도 한 곳,

중앙로에서 신암과 가야로 빠지는 신암로의 시작점이기도 한 곳이다.

예전 6.26때 교통부 있었던 곳이라서 명명된 교통부지만 지금은 부산시가지의 중심지 중의 중심지이기 해도

왠지 이웃한 서면이나 범냇골, 조방앞에 비해 낙후된 느낌이 드는 곳이기도 하다.

예전에 신발산업이 부산의 경제를 끌고가던 시절, 국제 고무와 삼화고무로 알려진 대규모 신발공장이 있어

공장 종사자들로 하여 많은 사람들의 왕래가 있었고, 상업활동이 아주 활발했던 지역이었다.

특히 보림극장은 남진, 나훈아, 하춘화 등 당시 톱가수들의 리사이틀이 열리는 부산 최고의 쇼 전문 극장이었고,

범일동의 삼성, 삼일극장은 중고등학생들이 단체로 영화 관람을 가던 준개봉관으로도 유명했었다.

옛날에는 엄광산에서부터 강한 기운이 산기슭 따라 교통부까지 흘러와서 교통부가 활기차게 움직였는데,

개금에서부터 신암을 따라 성북고개로 이어지는 산허리로 관통된 산복도로 개통 이후 눈에 띄게

그 활기찬 기운이 사라졌음을 느낀다.

 

그런 교통부가 나와 인연이 시작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로 기억한다,

사업을 하던 아버지의 사업 몰락으로 아버지는 우리를 잠시 떠나 있어야 했고,

어머니와 난 숟가락 하나씩 들고 교통부 산 중턱에 자리 잡은 단칸방으로 이사를 와야 했었다.

참으로 어려운 생활이 시작되었으나, 어머니는 그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내게 절망을 느끼지 않고 살게 했었다.

그렇게 시작된 교통부에서의 삶이 중, 고등학교를 마치고, 군대생활을 마칠 때까지 이어졌다.

물론 군대생활 시절쯤에 산 중턱에서 평지로 내려와 살기는 했지만 아주 오랫동안 교통부에 살았다.

그리고는 교통부를 떠난 지 25년 만에 그동안 모았던 모든 것을 다 잃고 빈 손으로 다시 교통부로 돌아왔다.

아내와 두 딸과 함께.... 강남 갔던 제비가 고향을 찾아오듯....

그리고 다시 교통부에 돌아와 산 지 12년이 흘렸다. 교통부는 어느덧 내게 고향 같은 곳이 되어 있었다.

딸들과 아내는 이따금 교통부를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하기를 원하지만 나는 이곳 교통부에 머물기를 원했다.

 

비록 교통부 주변 환경은 부산의 발전상에 비추어보면 침체된 느낌이기는 하지만, 교통과 주변 상권은 최고이다.

부산의 최고 번화가 서면까지 걸어서 15분이면 갈 수 있고, 

자유시장, 중앙시장, 평화시장, 부산진시장 등이 밀집되어 있는 조방 앞이 걸어서 5~10분 이내에 있으며,

지하철도 범일동역과 범냇골역이 지척에 있으며, 부산역도 가깝고, 남포동도 그리 멀지 않은 위치에 있다.,

황령산 터널을 바로 지나 광안리, 해운대로 버스 노선도 있고,

사상, 주례, 개금 쪽 노선도 쉽게 접근할 수 있고,산복도로를 지나 국제시장으로 바로 가는 버스 노선도 있다.

한마디로 부산이라면 어디든 쉽게 접근해 갈 수 있는 교통의 중심부임에는 틀림이 없다.

후면으로는 엄광산과 동네 뒷산 같은 만리산이 버티고 있고, 동쪽 창으로 황령산이 눈앞에 펼쳐지고

남쪽 창으로는 영도와 북항이 보이는 풍경을 두고 있어 나는 교통부가 좋다.

  

어릴 적 추억과 나이가 많이 든 후의 추억을 같이 공유하고 있고, 또 만들어 가는 곳이기에

더욱 교통부의 추억이 나의 인생에서는 중요한 것이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