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수로왕릉과 후정 여름산책 본문
수로왕릉과 후정後庭 여름 산책
7월의 김해산책 3
뜨거운 정오의 햇살을 피해 수로왕릉의 짙고 푸른 후정, 뜰과 숲안으로 들어 더위를 잠시 피했다.
오랜 세월을 지키고 버텨온 고목들 사이을 거닐며 여름을 느낀다.
고목들 사이로 비껴 스치는 옛 가야의 바람이 시원하다.
장마가 계속되어 후덥하게 찌는 더위를 식히려 서면 건설현장의 사업주 K회장과 팥빙수를 한그릇 먹고 있을 때,
K회장이 문득 이렇게 물었다.
....하사장, 니는 지금 30억이 있으면 무슨 사업을 하고 싶노 ?
....참내, 지금 30억이 있으면 사업은 뭐하러 할려고요...저는 사업 안할껍니다.
....그럼 뭐할라고 ?
....우선 마누라한테 10억 주고요, 우리 딸들 앞으로 5억씩,10억 챙겨놓고, 10억은 제가 가지고 배낭하나 울러매고
전 세계, 모든 곳들, 도시들, 골목길들을 돌며 사진찍고 글을 쓰고 싶은게 제 인생의 마지막 목표입니다.
....니는 그러니까 돈이 안된다...마누라하고 자식들한테 뭐한다고 돈을 주노 ?
....마누라는 10억을 저금해 놓고 죽을 때까지 이자가 풍족하게 많지는 않지만 욕심부리지 않고
그저 돈걱정 하지 않고 살게 해주고 싶고
딸들은 자기들 힘과 능력으로 열심히 세상을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아주 어려워졌을 때
아버지로서 그나마 작은 힘이라도 되어주고 싶습니다.
....그런 발상을 하는 너는 아직도 세상을 너무 잘 모르네...
마누라나 자식들한테 돈 다 주고 나면 니 나이 더 들어 늙고 병들면 거들떠 보지도 않고 무시한데이....
그래도 돈이라도 가지고 있으면 니한테 잘 보일려고 잘해주는 척하고, 효도도 하는 척 한다.
세상이 그런기다...
....참내 회장님도...제가 몇번을 이야기합니까 ?
자식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부모가 하는 것을 보고 크면서 부모가 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 합니다.
아버지가 매일 술마시고 와서 엄마때리고 자식들 때리면 대부분 그 자식도 커서 그대로 하는 것처럼
부모가 사랑으로 대하고 아껴주면 그 자식도 부모에게, 자기 자식에게도 똑같이 합니다.
마누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남편이 돈보다 더 귀한 가치를 가졌다고 느끼고 그렇게 살아오고 습관되면 절대 그런일 없습니다.
그것은 돈의 문제가 아니고,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살아오면서 얼마나 최선을 다했느냐가 중요한거죠,
그것도 하루아침에 갑자기 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란것이 형성되면서 가장으로서,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변함없이 해 온 의무와 책임의 이행이라고 봅니다.
....이론은 그런데, 하사장 니는 돈 안되겠다. 돈되는 사업을 찾아서 사업을 해서 돈을 키워야지.....
....저는 그냥 가난하게 살아도 가족들과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찾겠습니다.
회장님, 죽으면요, 병원 응급실에 신고갔던 내 신발도 못가지고 저 세상갑니다.
돈 단 돈 10원도 못가지고 갑니다....그냥 빈손으로 갑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관과해서는 안되는 것이 분명히 있었다. 한번 죽다가 살아나 보니, 주위에 대한 명예나 명분은 그리 큰 의미가 없게 느껴지는데 살아남는 날까지는 돈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남에게 굴욕을 당하지 않을 만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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