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만리산 희망산책로의 벚꽃 본문

靑魚回鄕(부산)

만리산 희망산책로의 벚꽃

SHADHA 2014. 4. 11. 09:52

 

 

만리산 희망산책로의 벚꽃

교통부의 추억

 

 

 

따스한 봄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이 가슴에 와닿고
생기 넘치는 새들의 노래소리가 봄 하늘에 가득할 때,
바다를 향한 만리산 희망산책로의 한 켠 나무벤치에 앉아
하늘거리며 떨어지는 벚꽃잎을 바라다 본다.
만리산을 감아도는 숲속의 산책로를 거닐 때,
한줄기 바람이 불어오니 벚꽃잎이 하얀눈처럼 흩날린다.
벚꽃잎이 하얀눈처럼 흩날린다.

 

살면서 아주 오랫동안 앞만 바라보며 달렸다.
그 당시 삶의 목적과 행복의 가치와 척도는 성공에 있었다.
하늘과 바람과 바다와 산과 숲,
그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이 대수롭지 않게 여겨져서
그저 스쳐지나가는 아주 평범한 일상이며, 삶의 배경일 뿐이였다.
그러나 앞만 보고 달려가다 돌뿌리에 걸려 한번 크게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 또 달려가다, 다시 넘어져서 뒤를 돌아다 보는 순간,
변함없이 나의 일상 주변에서 티내지 않고 머물고 있는 자연,
그것이 행복한 삶을 살게 하는 얼마나 아름답고 중요한 요소인지
비로소 알게 되고 볼 수 있게 되었다.
바람이 불고, 온갖 꽃이 피고 지고,
나무마다 새순이 돋아나고, 잎이 무성해지고 낙엽이 지고,
다시 또 다른 풍경으로 태어나는 대자연.
그 참된 가치를 느끼고 겸손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2008년 3월 shadha

 

아주 오랫동안 3월이면 만리산의 희망산책로에 가득 피어나는 벚꽃은 나에게 축복이었다.

그것은 3월의 희망이고, 봄의 시작이었다.

그런 만리산 희망산책로가 그 아름다움을 곧 잃게 될 것 같아서 안타깝고 아쉽기만 하다.

그 만리산 공원의 정면인 동측기슭에 고층아파트를 짓는다고 이미 공원일부를 막고 땅을 파내고 있다.

해마다 조용하게 산책하던 가장 아름다운 벚꽃나무 숲길이 이미 막혀버렸다.

벚꽃이 만발하던 그 풍경은 아파트에 막히고, 짤려나가서 예전같은 아름다움을 주지 못할 것 같다.

어쩌면 올해를 마지막으로 만리산 희망산책로의 벚꽃길을 찾는 일이 없어질 것만 같아 아쉽기만 하다.

만리산 희망산책로의 벚꽃.......    4월 1일 산책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