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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꽃잔디 피어있는 낙동강사의 봄 본문

靑魚回鄕(부산)

꽃잔디 피어있는 낙동강사의 봄

SHADHA 2014. 4. 25. 09:00

 

 

꽃잔디 피어있는 낙동강사의 봄

외로움과 미안함

 

 

 

언제가부터 나는 늘 무엇인가에게 미안하다.

돈 많이 벌어주지 못하고, 모아논 재산도 없어서 쉬어도 될 나이에 직장을 나가야하는 아내에게 미안하고,

모아논 재산이 없으니, 물려줄 유산도 없는 두 딸에게 미안하고,

매일 매일 열심히 일하며 사는 모든 분들에게 미안하다.

건강이 좋지않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하면 안된다는 핑계거리에다가,

건축사에다, 오랫동안 사장만 했다고 사업꺼리만 찾는다는 이유로 취직을 하지않고

가끔씩 의뢰받는 기본계획을 하거나, 사업분석을 해주고, 사업주들 만나서 의논하고 협의하는 것 말고는

벌써 4개월째 그냥  내 용돈만 만들어쓰며 쉬고 있으니 내 삶에게도 가끔씩 미안하기만 하다.

모아논 재산이라도 있으면 가족들에게라도 덜 미안할텐데,

연이은 사업의 실패로 다 털어먹고, 건강까지 잃은 빈털털이 주제에 아무것도 안하고 쉬는게 늘 미안하다.

아침에 건강하게 오래살라고 청혈쥬스 만들어서 들기름 한스픈부터 입에 넣어주는 아내에게 더욱 미안하고

Mp3 귀에 꼽고 음악을 들으며 산책이나, 여행하러 갈 때 타는 버스기사 아저씨들에게도 참으로 미안하고

내 나이또래거나 더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열심히 일하는 것을 보며 부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만 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산다는 것은 그렇게 모든 것에 미안하기만 하다.

 

 

그런 미안한 마음이 고스란히 외로움이 되어 음악과 함께 나의 산책친구가 되어 준다.

외로움을 친구삼아 가장 즐겨 산책을 하는 곳이 삼락생태공원이다.

접근하기도 쉽고, 나무와 꽃과 강과 바람과 더한 외로움이 자연과 함께 있는 곳.

나의 그런 산책을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을 충전시킨다고 생각하자며 스스로 위안을 하지만

썩 명쾌한 답이 되지 못하고, 찝찝한 것은 일하지 않아도 죽을 때까지 먹고 살만큼의 재산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외롭고 싶은 날,

사상터미널 근처에서 초밥도시락을 준비하고 걸어서 삼락공원으로 들어 강변따라 버들나무 길 산책을 하고

분홍 꽃잔디가 만발하기 시작한 낙동강사문화공원 벤취에 앉아 봄바람과 함께 점심식사를 한다.

미안함과 외로움을 친구삼아....

....4월 10일 삼락공원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