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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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마루 여름날 해 질 무렵
해운대 여름 산책 4
때를 기다리라
기다리는 것도 일이니라.
일이란 꼭 눈에 띄게 움직이는 것만이 아니지.
이런 일이 조급히 군다고 되는 일이겠는가.
반개한 꽃봉오리 억지로 피우려고
화덕을 들이대랴,
손으로 벌리랴.
순리가 있는 것을.
- 최명희의《혼불 1》중에서 -
나는 인간으로 태어나 성장하면서 치루어야 했던 수 없이 많은 시험들,
중학교 입시 시험부터 시작된 입학 시험들., 건축사시험부터 모든 관련 자격 시험들,
운전면허 시험 같은 사소한 시험들까지...
살면서 치루어야 될 모든 시험들을 종류 불문하고 단 한번도 떨어져 본 적도 없고,
같은 시험을 두 번 쳐 본 적도 없다.
시험만 치면 걸리니까, 대통령도 시험쳐서 뽑으면 걸리겠다는 농담을 하고는 했었다.
그래서 나의 인생은 실패없는 완벽한 인생인 줄로만 알았었다.,
그러나 1999년 내 나이 40대 중반에 찾아 온 엄청나게 큰 좌절과 고통을 맛 보게 된 실패,
그리고 그 이후 16년 동안....계속되는 실패와 좌절앞에 서 있었다.
2001년 잠깐 그 실패를 이기고 다시 일어 나는 듯 하였으나 2006년 다시 완전히 좌절.
그 이후로는 끝없는 실패와 좌절을 반복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았었다.
2010년 두 번째로 중환자실에 들어 갔다가 나오면서부터 마음을 비우고, 또 비워서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쩌면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영원히 오지 않을 수도 있는 기회와 때를..
해운대 동백섬 누리마루 바닷가에 놓여진 세계 각국 대통령들이 서 있었던 연단앞을 서성거리며,
한없이 초라해진... 바늘 끝 만큼 작아진 내 인생의 그림자를 보게 되었다.
마리나 타운 뒤로, 멀리 수정산과 엄광산으로 넘어 가는 여름 태양빛에 비친 그림자를...
황혼의 그림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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