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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영도 깡깡이 길에서의 일상 본문

靑魚回鄕(부산)

영도 깡깡이 길에서의 일상

SHADHA 2016. 11. 17. 11:00


 


영도 깡깡이 길에서의 일상

나는 행운아 이다



영도 깡깡이 길

영도 대교를 건너면 대평동 일대의 선박 조선소와 수리점들이 모여 있는 대한민국 조선 산업의 메카.

그곳을 연결하는 길을 깡깡이 길이라고 칭한다.

 

나는 9월 1일 부터 그 낯선 동네였던 깡깡이 길에 아침 9시에 출근하고 오후 5시에 퇴근하는 사람이 되었다.

남항동에 지상 20층 주상복합 아파트 현장에 오랜 인연의 사업주 요청으로 감리 및 감독으로 나와 있기 때문이다.

하여 낯선 풍경의 깡깡이 길을 매일 산책하고, 또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문득,

아침 출근길에 나는 행운아로 세상을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953년 한국 전쟁이 끝난 2년 후인 1955년에 태어나서 전쟁을 겪어 보지 않고 살았고,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빈궁하던 시절에 살면서도 밥을 굶지 않고 살았다.

어머니 당신은 굶어도 아들인 내게는 좁쌀 밥이라도 먹여서 굶주리게 하지 않았다.

경제 부흥기, 경제 개발 도상국이던 시절인 젊은 시절에는

매일 야근하고 일요일 출근하며 열심히 일했으며, 집에 와서는 새벽까지 열심히 공부했었다.


인간미와 낭만, 풍부한 감성으로 살던 아날로그 시대에 청년, 중년시절를 보내고

모든 것이 편리해졌으나 삭막해진 디지털 시대에 장년의 삶을  살아가는 것 또한 행운인 것 같다.

더더욱 고마운 것은

두번의 사업 실패로 모든 것을 다 잃고 난 후에도

항상 따뜻한 방에서 잠들고, 따뜻한 밥을 먹고, 따뜻한 가족간의 사랑으로 살 수 있어서 행복했고,

가진 것이 없어도, 인간으로서,

한 인격체로서 사장님, 건축사님으로 불리우며, 무시 당하지 않고 존중받고 살았다는 것 또한 감사한 일이다.

집이 없어지면 살 집에 생기고,

회사가 없어지면 기대고 움직일 회사가 생기고,

돈이 떨어지면 뜻하지 않은 적은 돈이 생겨 극단의 궁핍을 면하게 해주니 그 또한 감사할 일이다.


아직 나의 삶이 어떻게 변하여 갈지 알 수 없으나 지금까지의 삶은 아주 행운아의 삶을 살았던 것 같다.

새로운 환경, 깡깡이 길에 머물며 생활하는 것 또한 행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세상에 기여 한 것도, 남긴 것도 없는 삶,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았지만 분명 행운의 삶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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