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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비 내리는 날의 산책과 아덴 블랑제리 카페 본문

靑魚回鄕(부산)

비 내리는 날의 산책과 아덴 블랑제리 카페

SHADHA 2024. 7. 15. 09:00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6월 30일 일요일, 

한가로운 마음으로 일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보고 있었다.

문득 창 밖을 보던 아내가 비가 소강상태이니 걸으러 가자는 제안을 했다.

 

은행나무가 늘어선 신암로를 따라 걸었다.

일요일이어서 거의 대부분의 상가들이 문을 닫고 있어서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할 만한 곳이 없었다.

아내와 이런 저런 세상 사는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걸을 때, 

갑자기 세찬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들고간 작은 우산을 펴서 아내와 같이 쓰고 조금씩 비를 맞으면서 빗속을 걸으면서도 즐거워했다.

격하게 어두워진 하늘,

부암역 근처에 당도했을 때, 멀리서부터 보이는 초록색의 간판에 하얀 불빛이 신기루 같았다.

아덴 블랑제리.

문을 열고 들어서니 고소한 빵 냄새가 진동을 하였고 커피 향이 감미로웠다.

좋아하는 박정현의 노래 <Someone Like you>가 흐르는 것 같은 분위기. 였다.

 

우리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소금빵, 단팥빵을 주문하여 뜰이 보이는 커다란 창이 있는 자리에 앉았다.

마치 비와 하늘의 어두움 속에서 안식처, 피난처를 찾은 느낌이었다. 

벽의 장식과 바닥의 타일도 아름다운 작은 카페여서 느낌이 너무 좋았다.

아내와 잔잔히 흐르는 음악 속에 맛있는 빵을 먹으며 비 내리는 일요일의 휴식을 즐겼다.

 

다시 비가 소강상태일 때 나와서 걷기 시작하였는데, <부산 국제 연극제 조직위원회>를 지나고 

공작창 담벼락을 따라 걸을 때 다시 시작되는 장맛비.

그래도 행복한 산책길이었다.

 

 

 

 


<부산 국제 연극제 조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