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카페 파머스의 크리스마스 본문
I 'am a fool to want you
I 'am a fool to want you
To want a love that can't true
A love that's here and others too
I'm a fool to hold you
허스키한 빌리 홀리데이의 Jazz와 커피.
맑고 옅은 던힐의 담배향.
차가운 웰치스 그레이프의 보랏빛 목 넘김.
쉬고 싶었다.
깊숙이 몸을 뉘인 채.
1.
넌 잠들려고 한다.
어찌하다
삶의 주사위를
하늘 높은 곳에다 던져놓고
생존 가능성의 절대 조합 숫자를 헤아리는데
붉은 격자창 너머
남쪽 끝자락 동해 바다에서 물들어 오른 파란색 Jazz.
억울하게 모진 죄지은 사람이
저 스스로 찾아와서
곁에 와서 머무려고 했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연민으로
차라리 눈 감고 잠들고 싶은 파머스.
어떤 희망의 빛으로 살려 낼 수 있을까 하나
다 막혀버린 하늘 벽에
짙은 한숨 토해놓고 굴려버린 운명 주사위..
..... 어떤 선택도 허용할 수 없음.
그 슬픈 겨울 답장받고
하늘도, 바다도 무심하여 눈 감고
나도 파머스도 눈을 감고
잠들려고 하는 크리스마스.
2.
클라리넷이었는지?
비올라였는지?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이리 꼬이고,
저리 꼬이고
얽히고 설치고 하여서
바위 덩어리처럼 꼬여버린 살 타래 한 뭉치.
한 올 한 올 풀어가려는데,
처져 내려앉는 어깻죽지,
마디마디 굳어져 버린 손가락.
.... 커피 탓일까?
실종된 욕정.
유혹성 짙은 향수를 뿌린
허리. 24 인치 여인의 교태로운 몸 짓마저
E 단조음.
목젖에서부터 심장까지 굳어버린 언어 기능.
한숨만
한숨만이 유일한 생존 확인 수단이 되고
저도,
나도 그저 측은하지만 해서
눈 감아버리고 만
파머스의 크리스마스
# 카페 <파머스>는 1998년 해운대 달맞이 언덕 위에 있었던 작은 펍 레스토랑이었다.
1998년 IMF외환위기로 회사와 모든 것이 파멸에 이르렀을 때,
낮에는 회사에서 고전분투하며 수습 대책을 세우고 퇴근해서 몸과 마음을 잠시라도 쉬게 하기 위해
해운대 <파머스>로 와서 따르던 의형제들 3명과 간단한 저녁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며 대책도 의논하고,
술 대신 웰치스 그레이프를 마시며 카드 훌라게임을 하면서 고통과 초조함의 시간들을 메웠다.
1998년 크리스마스 저녁을 파머스에서 보낸 추억이 남아있다.
.......1999년<고백과 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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