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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해운대 달맞이 언덕과 열려진 하늘 본문

독백과 회상 1999

해운대 달맞이 언덕과 열려진 하늘

SHADHA 2025. 3. 1. 09:00

 

 

해운대 달맞이 언덕에 올라서면

푸른 바다 위로 하늘이 보인다.

아주 오랜만에 하늘이 보인다.

 

완전한 허무의 끝과

완전한 희망사이로 하늘이 보인다.

 

겨드랑이 가렵다.

푸른 바다와 함께 잘 섞인 하늘

그런 푸른 하늘이 늘 잘보이는 새로운 정착지로 날아가고 싶다.

아직 완전히 소멸되지 않은 불행과 고통이 남아있다고 하더라도,

 

 

하늘이 보인다.

오래전부터 늘 그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데,

바다 위에도,

산 위에도,

살아있는 사람들 지붕 위에도,

내 머리 위에도 늘 한결같이 있었던 하늘이었는데도,

 

그게 하늘이었는지,

지옥이었는지,

죽음이었는지,

절망이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늘 형상을 하고 있어도

아무런 정도 없이 문 닫고 있었나?

얄궂은 삐짐으로  문 닫고 있었나?

있어도 보이지 않던 하늘.

있어도 없는 듯 숨 죽이고 있던 하늘.

 

1999년 4월이 되어서야

조금씩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 푸른 하늘.

이제야 아! 하늘이구나 싶다.

 

겨우 열린 마음 사이로 보이는 하늘

 

왜?

하늘을 볼 수 없었던 그 긴 날들 속에

시종일관 왜?

막혀버린 하늘아래, 볼 수 없었던 하늘아래 그대로 있어야 했을까?

시방 드 해답을 찾고 나서야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날, 그 오랜 고백을 들어본다.....1999년